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여대생이라면 한 번쯤 읽어봤을 책 '여성의 신비'(The feminine Mystique)의 저자 베티 프리단〈사진〉이 4일 85세로 사망했다. 현대 여성운동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미국 여성운동의 '대모(代母)'로 불린다.
프리단은 1966년 전미여성기구(NOW)를 설립해 승진과 고용 등에서 양성 평등운동을 벌였고 "여성은 남편과 육아에서 해방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산층 가정을 '안락한 포로수용소'라고 한 그의 발언은 당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미국 사회가 가족 속에 파묻혀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여성을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내세우는데 대해 '가정과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하다가는 여성은 정체성을 찾을 수 없다'며 여성운동 활성화의 신호탄을 올렸다.
프리단이 초대 의장을 지낸 NOW는 의회 입법 활동과 사법 집행에 조직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남성과 대등한 여성의 권리 획득을 추구했다. 프리단이 뿌린 씨앗은 이후 미국 내 엘리트 여성 그룹들이 주도하는 급진 여성해방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들 급진 운동가들은 온건한 NOW와 달리 여성 권리 구제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 반대하는 등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 본격적으로 저항했다.
프리단은 1942년 스미스 칼리지를 최우등으로 졸업했고 뉴욕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1947년 광고회사 중역 칼 프리단과 결혼했으나 22년 만에 이혼했다. 1963년 대학 졸업 후 전업주부가 된 여자 동창생들의 결혼생활을 추적한 책 '여성의 신비'를 펴냈고, 이 책은 260만부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