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일대에서 도로 개설 문제를 둘러싼 이웃 마을 간 분쟁이 구식 전쟁 양상으로 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3일 오전 9시쯤 광둥(廣東)성 잔장(湛江)시 우촨(吳川)현에서 도로 개설을 놓고 이웃 마을 간에 전투를 방불케 하는 총격전이 벌어져 주민 30명이 중경상을 입고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5일 보도했다. 이 싸움에서 주민들은 사제(私製) 총과 수류탄, 쇠파이프까지 동원했다.

이날 충돌은 샤오메이천(小枚陳) 촌민(村民)위원회가 인접한 다메이천(大枚陳)촌과의 경계선에 도로를 개설하려 하자, 다메이천 주민 300여명이 쇠파이프와 낫, 칼 등을 휘두르며 저지에 나서 촉발됐다. 급기야 샤오메이천 청년 200명도 유리병으로 만든 사제 수류탄을 던지며 응전,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사망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주민 수십여명은 군복과 헬멧 등을 쓴 채 총과 수류탄까지 던져 실제 전투나 다름없었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말했다.

이에 광둥성 당국은 수천명의 무장경찰과 공안을 현지에 급파해 싸움을 막고 부상자를 병원에 옮겼다. 현재 경찰은 두 마을 사이에서 경계를 서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도로 개설이 토지 이용권 및 보상, 식·용수, 기타 인프라 사용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주민·정부 간은 물론 관련 마을과 이해 집단 간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 기초 자치단체 간 이해충돌이 민주적 절차나 상위 행정단위에 의해 제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 사례로 지적된다.


(홍콩=송의달특파원 eds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