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한반도 밖 이동(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 외교부가 2003년 10월 미국에 건넨 각서 초안을 노무현 대통령은 5개월 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대한 안보문제에 대한 정부 내 시스템 부재가 노출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사실은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2일 공개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작년 4월 5일자 '국정상황실 문제 제기에 대한 NSC 입장'이란 대외비 문서를 통해서 밝혀졌다. 외교부는 "메모일 뿐 각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건에 따르면 미국측은 주한미군의 중국·대만 간 분쟁 대처나 군산 기지에서 출격한 미 공군의 중국 초계 활동을 우리측에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한·미 동맹군이 단순히 북한 침략에 대비하는 것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 내 분쟁에 공동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지역동맹)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에 따르면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전략적 유연성이 북한 붕괴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9' 문제와도 긴밀히 연계돼 있으며, 미군의 미사일방위계획(MD)이나 핵무기 배치 등에 대해 우리가 포괄적 양해를 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협상 과정에서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