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발견은 인간의 삶을 뿌리부터 바꿔놓았다. 어둠을 몰아내며 활동시간이 연장됐고 맹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게 됐으며 ‘화식(火食)’을 통해 안전하고 풍요로운 식생활이 가능해졌다. 4일 오후 8시 방송될 ‘KBS 스페셜―마지막 불의 전설’은 불의 ‘시원(始原)’에 대한 상상력을 담은 다큐멘터리.
중국 윈난성의 소수민족인 ‘아시’ 사람들이 매년 2월 벌이는 ‘제화절(祭火節)’에서 프로그램은 시작된다. 불을 처음 발견했던 조상을 기리며 제의를 벌이는 사람들은 옷을 모두 벗고 잠시 원시인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시대의 격변 속에서도 제의를 지켜온 이들은 숲 속에서 비밀스러운 제사를 지낸 뒤, 나무를 비벼 마찰열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불씨를 만들어내며 불을 얻은 기쁨을 춤과 노래로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져들고 악귀를 내쫓는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박종우 PD는 “아마존 또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중국에서 펼쳐진다는 게 충격이었다”며 “‘불의 발견’이 원시와 문명을 가르는 엄청난 사건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불의 시원을 밝히기 위해 세계문화유산인 베이징 원인의 저우커우덴 유적도 취재했다. 기원전 30만~50만년 전 이미 인류가 자연 상태에서 얻은 불을 보관해가며 사용했다는 흔적이 그곳에 있었다. 제작진은 “불의 발견을 전후해 달라진 인류의 삶을 비교해보고, 불에 대한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이미지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도 조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