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브로커 윤상림씨가 청와대에 드나든 적이 없다는 청와대측 설명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청와대는 이날 2003년 말 외교통상부 건물에 입주해 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윤씨가 방문했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윤씨가 만난 사람은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이던 양인석 변호사였다.
양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2003년 10~11월 윤씨가 내 방에 찾아와 경찰 하위직 인사와 관련해 징계가 부당하다며 구제해달라고 했다"며 "윤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1개월쯤 내사를 거쳐 12월쯤 대검에 범죄 첩보를 넘겼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지난해 12월 초에도 전직 한국마사회장 윤모씨와 돈거래를 한 사실 등 추가 첩보를 입수해 검찰에 넘겼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민정수석은 이날 당시 민정수석실은 '외교부 청사'에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에 드나든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외교부 청사는 청와대와 달리 출입체크가 잘 안 되는 곳이고, 민정수석실 출입도 대검에 넘긴 범죄첩보 기록을 확인하면서 알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씨 사건을 둘러싼 이 같은 청와대 설명은 석연찮은 구석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작년 12월 초 윤씨 관련 범죄첩보를 추가로 대검에 넘겼다. 당시는 검찰이 윤씨를 이미 체포해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후 윤씨의 청와대 출입 소문이 끊임없이 나왔고, 1월 들어서는 그 사실이 확인돼 언론에 처음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청와대가 윤씨의 청와대 출입 여부를 확인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민정수석실이 최초 첩보를 대검에 넘겼을 때와 최근 추가로 첩보를 넘겼을 때의 최종책임자인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날 "지난 주말 기자들이 청와대 출입사실을 물었을 때 윤씨의 민정수석실 출입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공개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결국 적당히 둘러대면서 넘어가려고 했거나,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이런 태도가 2명의 K씨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들 2명이 윤씨와 만나온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아직까지 이들의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윤상림 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주성영 위원장은 "2명의 K씨 중 1명은 골프를 좋아해 윤씨와 골프 회동도 한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알아 보니 윤씨가 다녔던 골프장은 특수한 지위에 있는 사람만 부킹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 골프장은 군에서 관리하는 태릉CC와 남성대CC였다. 또 다른 K씨와 관련해선 윤씨가 청와대를 방문할 때 마중을 나온다는 내용의 제보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