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에게 첼로를 가르치고 있는 한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왔다. "방학 동안 세계적 선생님들이 한국을 찾아와서 우리 학생들에게 지도를 한답니다. 등록비 30만원까지는 어떻게든 마련했는데 레슨(강습) 1시간에 30만원씩, 오디션 받는데만 별도로 7만원이 든다고 하더군요. 2시간만 레슨 받으면 훌쩍 100만원이죠. 며칠간 고민하다가 결국 자식에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최근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연주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아카데미'와 '캠프'가 늘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거장(巨匠)을 찾아가야만 지도 받을 수 있었던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값비싼 등록비와 레슨비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일부 음악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최근 막 내린 부산국제음악제 아카데미. 10박11일간 학생이 숙식(宿食)하며 로렌서 레서(첼로)를 비롯해 피아노·바이올린의 명(名) 연주자로부터 개인 레슨, 실내악 레슨, 마스터클래스를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아카데미 기간 중에는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됐다.

하지만 이 아카데미의 학비는 숙식비를 포함해 190만원. '완불한 등록금은 어떤 이유로도 환불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을 더 깊게 했다. 지난해 열렸던 대관령국제음악제 아카데미의 경우, 수업료·숙박(17일)·식사비를 포함해 학생당 220만원을 내야 하기도 했다.

음악 아카데미는 대부분 민간 주도로 열리는데다, 숙식 비용이 등록비에 포함되기 때문에 학생 부담이 다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최측은 설명한다. 하지만, 한 중견 피아니스트는 "강의를 하는 연주자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열고 있는 콘서트 티켓 판매 비율을 높이고, 지자체와 민간으로부터 후원을 받아서라도 학생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