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함께 독일월드컵 G조에 편성돼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토고의 희망' 아데바요르(21·잉글랜드 아스날).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최다득점(11골)을 기록했던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데바요르는 22일(한국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벌어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B조 토고의 첫 경기 콩고민주공화국전에 출전해 베일에 감춰진 '실력'을 공개했다. 하지만 아데바요르의 출전은 시작부터 이상했다. 경기 전 배포되는 스타팅 리스트에는 아데바요르의 이름 옆에 선발 출전이라고 표기했다가 황급히 지우고 후보로 정정한 표시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경기 직전에야 그가 스타팅에서 빠졌다는 뜻이었다. 그는 후반 14분 교체로 나왔는데 운동장에 들어갈 때 마치 한쪽 다리가 아프다는 듯이 한발로 깡충깡충 뛰어서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력이 아데바요르의 진면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했다. 아데바요르는 동료를 등진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위치를 가늠해 로빙 패스를 날렸고 샌드위치 마크를 당할 때도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친 집중 견제에 피곤한 표정이었고 후반 막판에는 체력이 모두 빠진 듯 손으로 무릎을 짚고 숨을 헐떡이기도 했다. 또 동료들은 지나치게 아데바요르를 의식해 무리한 패스를 시도했으며 이는 콩고측의 수비에 번번이 차단됐다.

경기 후 아데바요르는 "네이션스 컵은 끝났다"는 폭탄선언을 해서 더욱 팬들을 놀라게 했다. AFP보도에 따르면 그는 "케시 감독과 불화가 심해져 더 이상 뛸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나에게 있어 이번 네이션스컵은 사실상 끝"이라고 선언했다. 반면 케시 감독은 "그가 복통을 호소해 스타팅에서 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토고는 기니전(0대 1패), 가나전(1대 0승) 때처럼 기복이 극심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들은 지나친 공격 가담으로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고 공의 위치만 쫓느라고 자기 수비진영을 절반 가량 텅 비워 놓기도 했다. 결국 토고는 전반 종료 직전 음푸투에게, 후반 19분 루아루아에게 각각 골을 내줘 콩고에 0대2로 완패했다. 두 차례 모두 역습 상황이었다. 후반 막판의 토고 수비진은 집중력까지 떨어져 거의 궤멸되는 양상을 보였다. 콩고가 토고의 골대를 맞힌 것만도 3차례였다.

토고 전력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는 축구협회 이영무 기술 위원장은 "이걸로 토고 전력을 단언할 수는 없고 최소한 카메룬의 경기까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조의 카메룬은 이날 월드컵 출전국인 앙골라와의 경기에서 사뮤엘 에토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대0으로 완승했다.

(카이로(이집트)=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