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관장하는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12월 1일 발효돼, 올해부터 실질적으로 집행된다. 불법적으로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갈기갈기 찢겨진 국토의 등줄기가 이제야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천만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이 정도나마 보전될 수 있었던 것은 법에 따른 규제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시(市) 지역의 경우, 60년대 건설교통부가 제정해 시행해 온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과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으로 규제함으로써, 무질서한 확산을 막고 도시 주변 자연환경이나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개발되어 왔다.

또 해안·도서·산지 등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절대 자연자원지역은 1980년대 건설부에서 분리된 환경부가 '자연공원 법'에 따라 국립공원 혹은 도립공원 등으로 지정해 관리·보전해 왔다.

이제 산림청의 백두대간보호법까지 가세함으로써 도시지역, 절대 자연보전지역, 기타 백두대간 지역 등 국토의 모든 핵심 지역들을 보전할 수 있는 법률체계가 완벽하게 구비된 셈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백두대간 보호법 3조는 '이 법은 백두 대간의 보호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우선하며 그 기본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시행중인 환경부의 자연공원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자연환경 및 산림자원의 조사와 보호, 생태계 및 훼손지의 복원, 야생동식물의 보호관리, 등산로 정비 및 등산문화 확산·토지매수·주민 소득증대 및 복지증진 등의 기본계획들은 이미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긍정적인 결실도 맺고 있다.

공원지역에 편입된 지역주민들은 사유재산권 확보를 놓고, 공단과 사사건건 마찰이 불가피 하다. 그런데 주민들에게 민감한 토지매수나 주민 소득증대, 복지증진 등 분야에 대한 산림청과 환경부, 두 기관의 접근법이 동일 할 수 없다. 그러면 주민들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고, 문제가 더욱 실타래처럼 얽힐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백두대간 보호구역과 국립공원은 48.9%가 중복된다. 법 규제 대상의 절반을 놓고 부처간 혼선과 갈등이 빚어지게 된다면, 지역 주민들은 훨씬 더 많은 고통과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에 대한 예방조치로 백두대간법 5조는 '산림청장은 환경부장관과 협의하여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백두대간 보호 시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두 개 이상의 부처가 관련되어 순조롭게 일 처리가 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가? 법과 행정의 간소화를 주장하는 시대에 도리어 역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이다.

따라서 백두대간 지역 중 중복되지 않는 51.1%의 공원 외 지역은 산림청에서 백두대간법에 따라 관리·보전하더라도, 국립공원 지역은 보전·관리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
(고의장 세종대 명예교수 자연·지형 경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