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연령제한을 낮추자니 출가자가 확 줄고, 연령제한을 높이니 주지 등 소임을 맡았을 때는 60대 이상 고령이 되고…"

조계종이 최근 출가자들의 평균 연령이 고령화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사회의 고령화와 저출산이 불교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 지난해 조계종의 경우, 예비승려 3212명 중 30대 이하는 467명인데 비해 35~40세는 773명이었다. 만 40세까지가 상한선이었지만 출가한 40~44세도 602명이나 됐다. 어릴 때 출가하는 동진(童進)출가는 줄고, 40대 이상 희망자는 늘어나는 현상이 계속되자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해 11월 출가연령 제한을 만 50세까지로 10년 상향조정 했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 규정대로라면 사찰의 주지, 총무원 등 중앙종무기관의 행정을 맡을 스님들의 연령이 너무 올라가는 것. 가령, 35세에 출가한 스님의 경우도 현행 규정대로라면 교구 본사(本寺) 주지를 맡으려면 만 64~65세가 돼야 한다. 출가해서 행자생활을 거쳐 사미(예비승려)계를 받은 후 다시 4년간 기본교육을 받고 승가고시를 패스해 비구계를 받은 때로부터 승랍을 계산하는데, 본사 주지는 승랍 25년 이상이라야 자격이 있기 때문. 조계종의 각종 소임 자격은 대부분 승랍 10년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조계종 안팎에선 승랍 기산시점을 현행 비구·비구니계 수계일에서 사미·사미니계 수계일로 고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출가자들의 고령화는 막을 수 없으니 자격기준이 되는 승랍의 기준 시점을 재조정하자는 이야기다. 지난 94년 이전에는 사미계를 받은 때로부터 승랍을 계산해왔다는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계종 교육위원장 향적 스님은 "남방 불교의 경우, 행자과정 없이 출가하면 바로 사미계를 주고, 만 20세가 되면 비구계를 주면서 승랍을 기산한다"며 "시대적 흐름에 맞는 규정 개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3월 임시중앙종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