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맨들이 옷을 잘못! 입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음 다섯 가지가 가장 흔하다고 합니다. 1. 아내나 여자 친구가 골라주는 옷을 입는다. 2.백화점 직원이 골라주는 옷을 입는다. 3. 디자이너가 골라주는 옷을 입는다. 4. 이미지 컨설턴트가 골라 주는 옷을 입는다. 5. 출신 배경에 따라 길들여진 옷을 입는다.
사실 근거 없는 사회통념이 가장 많이 스며있는 인간사 중 하나가 옷입기일 겁니다. 검소한 옷을 깨끗이 손질해 입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콩쥐 패션' 같은 분도 있겠지요. 튀는 게 남는 거다, 라는 21세기형 '의상(衣裳)대사' 철학을 가진 분도 있겠고요. 보기 좋고 입기 편하면 되지 무슨 설레발이냐고 하시는 분도 있겠죠. 그러나 '옷은 날개'고, 인류 문명사는 복식 발달사지요. '입성'은 우리 운명을 좌우할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존 T. 몰로이 씨가 쓴 '성공하는 남자의 옷차림'(Dress For Success)라는 책을 권해 드립니다.
이 책은 우선 사회통념에 따라 옷을 고르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대신 저자가 지난 26년 동안 종업원이 6만 명 이상인 분야의 기업에서 일하는 고위 간부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라 옷을 입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속물적이고, 보수적이며, 고루하고, 체제 순응적으로, 그리고 기업체 중역들의 집단주의에 따라 옷을 입으라"는 것입니다. 쇼킹하세요? 저도 쇼킹합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습니다.
저자는 미국 최초의 과학적인 이미지 컨설턴트이자 옷 연구가로 활동해왔으며 제너럴모터스를 비롯한 초일류 기업의 복장 규정 자문을 맡아 왔다고 합니다. 그가 이런 주장을 펴는 이유는 "한 개인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이 사회 계급을 의식하고 적응하는 정도와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저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회계 법인 회사를 사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연례회 강연에 한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그 '전문가'는 그 회사의 고객 중 20퍼센트 이상이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수트와 셔츠, 타이를 벗어 던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답니다. 영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캐주얼한 복장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거죠. 그 회사는 당장 전문가의 조언을 실천에 옮겼는데 고객들의 엄청난 불만에 부딪치게 됐습니다. 가장 정신을 번쩍 들게 했던 것은 어느 영화배우의 일침이었다고 하네요. 그는 세금 문제를 조언해줄 '진짜 회계사'를 원한다며 '배우'는 필요없다고 말했답니다.
저자는 여성들에게 충고합니다. 일부러 악처 노릇을 하는 여성은 없겠지만, "여성들은 오랜 세월 동안 패션 업계에 의해 새로운 것, 최신 유행, 파격적인 것, 어딘가 튀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길들여져 왔다는 겁니다. "여성들은 자신의 눈에 남편이 멋져 보이기를 원하고, 여성의 관점에 따른 세련된 옷차림을 추구하지만,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성들의 취향은 기업체 중역들의 취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는 것입니다.
이건 서론에 불과합니다. 저자는 하얀색 드레스 셔츠와, 베이지색 레인코트와, 무지(無地·전체가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타이가 왜 좋은지 같은 수십 가지 충고를 구체적인 통계와 사례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넥타이나 안경 그리고, 키 큰 사람, 키 작은 사람이 입어야 하는 옷 스타일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성공 어드바이스가 가득합니다. 마지막 충고! 새 옷을 살 때는 이왕에 자신이 갖고 있는 옷 중에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가라고 하네요.이 책 사서 읽으시면, 남는 장사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