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黃禹錫) 교수가 박기영(朴基榮)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게 연구비 명목으로 2억 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지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황 교수가 정부와 민간에게서 지원받은 연구비가 적절하게 지출됐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박 보좌관의 연구비는 황 교수가 받은 정부 용역비의 일부이다. 황 교수가 순천대 교수였던 박 보좌관에게 정부 연구과제의 하청(下請)을 맡긴 것이다.

서울대는 "황 교수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박 보좌관에게) 하청용역을 맡겼는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 역시 "서울대에서 받은 연구비 내용 자료를 모두 감사원에 넘겨줘 자세히 알 수 없다"고 말해 감사원 감사에서 박 보좌관의 연구비 문제가 밝혀질 전망이다.

문제는 민간 지원금이다. 현재 감사원이 파악한 황 교수 팀 연구비는 정부 지원금 417억원과 민간후원금 43억원 등 총 460억원에 이른다. 황 교수가 기업 등 민간에서 받은 돈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기업 오너들이 황 교수의 연구장비 구입 등에 협조하는 등 비공식 지원금이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간지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도 해명이 필요하다.

포스코는 2004년 황 교수에 대해 석좌교수 연구비로 5년간 15억원을 지원키로 했었다. 이 가운데 포스코가 지금까지 황 교수에게 건넨 돈은 3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도 작년 9월 말 '황우석 교수 후원회'를 통해 10억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회사 주변에서는 "10억보다 훨씬 많은 돈이 넘겨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돈에 대해 SK는 "회계정리가 모두 끝났기 때문에 (황 교수 지원금을) 돌려받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SK는 또 바이오 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관심을 반영해 황 교수를 위해 각종 기자재 구입이나 연구활동을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통해 황 교수와 접촉했다. 황 교수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부터 관심을 보인 LG생명과학은 공동연구를 제의하며 수십억원대의 거액을 전달했다가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교수는 당시 "연구방향이 달라 받을 수 없다"며 돈을 되돌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역시 8억원을 황 교수에게 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측은 "당시 서울대 고위 관계자가 황 교수의 연구를 위해 수백억원 상당의 연구시설을 지어달라고 했지만 돈만 줬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 후원회'를 이끌고 있는 재계 오너들도 막대한 자금을 댔다.

황 교수 후원회장이자 무역협회장인 김재철(金在哲) 동원그룹회장은 동원 F&B를 통해 2차례 지원금을 줬다. 지난 2000년 4월 서울대 수의대를 통해 3억원을 주었고 2004년 5월엔 황 교수 후원회에 1억원을 건네는 방식으로 기업 차원에서 총 4억원을 건넸다. 김 회장도 개인적으로 수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교수 후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웅진의 윤석금(尹錫金) 회장도 후원회를 통해 웅진 이름으로 1억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 농협중앙회가 10억원을 축산발전연구 후원기금으로 전달했다. 삼성은 "황우석 교수를 지원한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