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 핵 문제를 놓고 긴박하게 움직이는 가운데에도, 마흐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2일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서방이 만드는 "소동에 협박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라 할 이란 주요 지도자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리 읽힌다. 아흐마디네자드 행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감독 권한을 보유한 신속위원회 위원장인 알리 아크바르 하세미 라프산자니 전(前) 대통령은 이날 "이 문제는 인내와 지혜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방을 비난하면서도, 이란의 핵 연구 재개 결정에 대해 명확한 지지를 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월 대선에서 아흐마디네자드에게 패했지만, 이란의 최고 실권자인 종교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 의해 신속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작년 말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가리켜 "지도에서 지워버려야 할 종양"이라고 극언하고 2차 대전 때 독일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은 "신화(myth)"같은 허구라고 주장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종교 지도자 하메네이는 "아흐마디네자드는 이스라엘과 전쟁하라고 뽑힌 게 아니라, 나라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라고 선출됐다"고 했고, 라프산자니는 "우리는 유대인들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의 강성(强性) 입장에는 자신의 골수 보수 지지기반에 호소하고, 자신과 정치적으로 반대 또는 견제 입장에 있는 자들이라 할지라도 쉽사리 반박할 수 없도록 하려는 복합된 계산도 묻어 있다.
한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지난 1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의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중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말아야 하며, 미국과 유럽연합 3국이 (이란 핵 저지를 위해) 협력하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방중(訪中)한 마크 커크 미 하원의원 일행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