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가진 만찬에서 "姑婦고부간 갈등을 치료하는 방법은 서로 떨어져 있어야 상처를 덜 주는 것 아니냐. 당과 청와대도 생각이 서로 다르면 떨어져 있는 것이 낫다. 역대 대통령도 다 그렇게 헤어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미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빨리 자기가 소속했던 당을 탈당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도 다 탈당하지 않았느냐"고 했지만 그건 완전히 사정이 다른 이야기다. 노태우 대통령은 대선 3개월 전, 김영삼 대통령은 대선 1개월 전,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 7개월 전,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한다는 상징성을 위해 黨籍당적을 정리한 것이었다. 반면 지금의 대통령은 취임 7개월 만인 2003년 9월, 자신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대통령에 당선까지 시켜준 민주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에서 분당한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대통령은 그때 "민주당은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과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갈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었다. 대통령이 입당한 열린우리당이 '개혁에 찬성하는' 쪽이라는 말이었다. 대통령은 2004년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자 당선자들을 청와대 만찬에 초청해 "우리 한 번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어 보자"고 했었다. 그러고는 1년8개월 만에 또다시 열린우리당과도 생각이 다르다면서 떨어져 있고 싶다는 것이다.

정당 정치를 하는 나라에서 대통령이 그때그때 기분 따라 댄스 파트너 교체하듯 정당을 선택했다 버렸다 해도 되는지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대통령이 임기 중 여당에서 두 번 탈당하는 일은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정치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은 이제 열린우리당과도 생각이 달라 갈라선다면, 태생적으로 생각이 다르다는 한나라당, '反반개혁적'이어서 이미 갈라선 민주당 등 3개 정당이 299석 중 282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를 상대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향해 '개혁적 인물은 나를 따르라'며 당을 쪼개라고 부추긴 뒤 당에 남는 사람을 '반개혁적' 인사로 몰아붙이며 한줌의 지지자를 모아놓고 "시민혁명이 필요하다"는 한바탕 연설이라도 하겠다는 작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