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국립공원 월정사 지구 일대가 자연환경 복원의 무대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는 최근 일주문~월정사간 1.2㎞의 전나무 숲길의 포장을 걷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름드리 전나무가 울창한 이 길은 광고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장도로가 제거된다면 상쾌한 향기를 맡으며 맨발로 숲길을 걸어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과거에는 평창 진부와 홍천 내면을 연결하는 446번 지방도의 일부였지만, 월정사 앞쪽으로 아스팔트로 포장된 우회도로가 개설되면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산책로로 바뀌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지면서 패여 나가고, 비가 오면 진창으로 변하면서 현재처럼 마사토와 콘크리트를 섞어 포장했다.

그러나 최근 월정사에서는 전나무 숲을 보호하고, 친환경적인 산책로로 만들기 위해 포장을 걷어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월정사는 최근 몇년동안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월정사~상원사 8.9㎞ 구간을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길은 월정사에서 지장암 입구까지 1㎞만 포장되고, 나머지 구간은 비포장으로 남아있다. 공단은 2002년 남은 구간을 포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월정사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쳤고, 결국 2004년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오대산 국립공원 월정사 지구의 토지는 대부분 월정사 소유다.

당시 공단은 이 구간은 비가 오면 흙탕물이 계곡으로 흘러내려 하천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나뭇잎에도 먼지가 쌓여 생장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또 상원사까지 워낙 거리가 멀어 걷는 사람보다는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탐방객들의 편의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월정사와 환경단체는 도로를 포장하면 오히려 자연환경과 생명을 파괴한다고 주장해 결국 무산시켰다.

월정사는 2004년부터는 매년 봄 월정사~상원사 구간의 자동차 출입을 막고 참가자들이 걸어보는 '천년의 숲길 걷기대회'고 열고 있다. 작년 행사에서는 전나무 숲길의 포장을 일부 걷어내는 이벤트를 갖기도 했다. 앞으로 월정사는 전나무 숲길에 대해 보호림과 보호수 지정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월정사~상원사 도로의 계곡 건너편에 있는 옛 오솔길을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오대산 일대를 '웰빙 문화공간'으로 바꿔가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팍팍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이 찾아와 자연과 생명을 느끼며 마음을 가꾸고 행복을 찾는 곳으로 만들자는 시도이다. 월정사 관계자는 "월정사에서 등산객이 아닌 일반 탐방객들이 머무르는 시간은 겨우 15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외지인들이 찾아와 몇시간을 머무르게 된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서울시립대에 전나무 숲길의 포장 제거 여부와 제거 이후의 숲 관리방안 등을 포함한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결과는 올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 월정사도 용역 결과를 보아 전나무 숲길의 포장 제거와 상원사 구간 도로의 개발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