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술평론 부문도 응모 수가 적은 면 뛰어난 작품이 여러 편 있었다. 마지막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게 했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이미지 시퀀스', '거대한 퍼즐의 세계 - 회화를 통한 세계에의 시선 - 조양규론', '낯선 시간에서 끌어올린 역사라는 천 - 조덕현의 발굴 프로젝트를 중심으로'가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이미지 시퀀스'는 회화와 사진의 관계와 새로운 매체로서의 사진의 가능성을 타진한 내용이다. 오늘날 사진의 매체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성을 지닌다. 그러나 내용이 잘 알려진 것의 정리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신선한 제안이 아쉬웠다.
'거대한 퍼즐의 세계'는 이채로운 내용이다. 사상문제로 밀항 도일하여 일본에서 약 10년 간 활동하다 북송선을 탄 재일교포 작가 조양규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후 일본미술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작가이면서도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작가의 세계를 발굴한다는 차원에서도 중요성을 지닌다. 그러나 그가 북송선을 탈 수 밖에 없었던 내면풍경이 절실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부문의 논지가 모호하다.
'낯선 시간에서 끌어올린 역사라는 천'은 역사라는 천을 미술이라는 천으로 한 올 한 올 꿰매고 있는 작가를 따라 비평자의 눈길도 그 한 올 한 올을 따라잡는 방식이다. 작품과 비평이 상호텍스트로 작용하는 독특한 상황을 펼쳐주고 있다. 뛰어난 현장감이 주목된다. 같은 응모자의 또 다른 '나와 너를 통한 우리보기 - 대화로서의 미술적 재현 - 안규철 작품론'도 손색이 없다. '낯선 시간에서 끌어올린 역사라는 천'을 최종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오광수(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