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열린우리당 주도로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 법은 경찰의 승진과 관련, 내년부터 경사로 8년간 근무하면 자동으로 경위로 승진하도록 하고 순경이 경장, 경장이 경사로 자동 승진하는 데 필요한 근무기간을 현행보다 각각 1년씩 줄였다. 지금은 경사에서 경위가 되려면 시험에 합격하거나 특별한 功공이 있어야 한다.

청와대는 "이 법대로 되면 내년 한 해에만 264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뿐 아니라 경찰과 직급 체계가 비슷한 소방직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일반 공무원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법대로라면 2010년에는 상급직인 경위가 하급직인 경사보다 1600명 정도 많은 기형적 구조가 될 것이라고 한다.

여당의 의원 입법이 일으킨 문제는 또 있다. 정부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이 최근 확정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가운데 2~4급 공무원들의 재산 등록 상황을 모두 공개키로 한 규정에도 불만이다. 지금까지는 1급 이상 공무원 5800여명 것만 공개하도록 돼 있으나 이 법이 통과되면 공개 대상이 2~4급 공무원 13만여명에게까지 확대돼 본인과 가족의 신상·재산 등이 낱낱이 공개된다. 공무원과 그 가족의 사생활권·재산권 침해에 따른 위헌 논란이 있는 대목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제도다.

이 경찰공무원법 개정 여부를 놓고 지난 10월 개최된 열린우리당 주최 공청회에서 행자부 중앙인사위 예산처 담당 국장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했는데도 여당 지도부는 이를 무시해버렸다. 이래서 여당이 경찰공무원법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경찰에 대한 善心선심이라는 말이 나도는 것이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만든 앞뒤 과정은 더욱 한심하다. 공청회나 당·정 협의는 아예 생략했고 이제 와서 공무원사회가 반발하자 "對野대야 협상에 대비해 법안을 일부러 세게 만들었으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될 것"이라는 것이다. 집권 여당이란 사람들이 법 만들기를 이렇게 우습게 생각하고 있으니 그들 스스로도 법 지키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