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이 빠르면 2007년부터 국내에서도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머크(Merck·국내법인은 MSD)가 국내 10여 곳의 병원에서 자사의 자궁경부암 백신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한 곳에서 양사의 임상실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곳도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GSK. '서바릭스'를 개발한 이 회사는 1차로 5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으며, 현재 8개 병원에서 10~14세 여성 26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 국내 시판이 목표다.

GSK는 전세계적으로 14개국에서 서바릭스의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며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대만, 태국 등 4개국이 포함돼 있다. 이 회사는 유럽에서 내년 상반기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머크는 지난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가다실’ 백신에 대한 판매승인을 신청하고 이를 우선심의 대상으로 삼아줄 것을 요청했다. MSD 역시 국내 10개 병원에서 9~24세 여성 170여명을 모아 임상실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8년 상반기에 국내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방 백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경우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성 경험이 없는 중고등학교 이전에 접종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의 예방백신 개발이 가능했던 것은 다른 암과 달리 원인이 밝혀졌기 때문. 자궁경부암의 95% 이상은 인유두종(人乳頭腫)바이러스(HPV)감염이 원인이며, 이에 따라 바이러스 감염 전에 예방백신을 맞아 몸 안에 항체를 형성해서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개념의 예방이 가능해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는 "암에 대한 예방 백신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거의 모든 자궁경부암이 HPV 감염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최초 성관계 전 백신을 접종하면 암 발생률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성병의 일종으로 성 관계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성 경험이 없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

HPV는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동물과 사람의 체내에서 변형된 종류들이 많아 전세계적으로 60~100가지 정도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자궁경부암의 70~80% 정도는 HPV 16, 18번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된 백신들은 HPV 16, 18번 바이러스에 대해서만 효과가 있으며, 한 번 접종 시 최대 4년까지 예방 효과가 있다. 백신은 3차례에 걸쳐 나눠 접종하며, 지금까지의 실험에서는 항체 형성률이 100%였다.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 후 자궁의 겉 피부인 상피에 암세포가 생기는 자궁경부상피내종양이 피부 밑으로 침투하는 것을 말한다. 암세포가 퍼진 정도에 따라 1~4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에서는 90~95% 정도의 생존률을 보이지만 4단계에서는 생존률이 절반 이하다. 다만, 가임기의 젊은 여성들은 초기 단계에 발견된다 해도 대부분 자궁적출 수술을 받기 때문에 자연적인 임신이 불가능해진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용만 교수는 "현재로선 예방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며 "다만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독점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