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15일 오후 10시부터 70분간 전격적으로 ‘특집,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를 방송했다. 진행을 맡은 최진용 시사교양국장은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을 사과한 뒤 “서울대의 검증작업을 기다려야 하겠으나 모든 것이 PD수첩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된 만큼 취재 결과를 공개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고 밝히고, “이제 황 교수가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초 제보자 A씨는 "황 교수가 지난 2004년 발표된 논문만으로는 줄기세포를 경제화시키지 못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었다"며 "이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 10년 거짓말(기술적으로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연구라는 뜻)을 하게 된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또 "제 추론을 말씀드리면, 황 교수님이 원래 미즈메디 병원이 잉여로 갖고 있던 11개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를 이대로 썩혀서는 안 되겠다고 설득해, ○○○ 선생님 주도하에 체세포 핵이식 배아줄기세포로 탈바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논문저자인터뷰, 복제입증 검사 과정 등을 통해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진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논문 저자들, "줄기세포 본 적 없다"

PD수첩은 6개월 전 황 교수팀에 근무했던 한 연구원으로부터 최초 제보를 접한 이후 25명에 이르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저자들을 직접 만났다. 이 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연구팀 내에서 뚜렷한 역할을 한 사람이 없고, 연구 내용에 대해 아는 바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섀튼 교수도 "줄기세포를 11개 중 8개만 봤는지 11개 다 봤는지, 아니면 12개를 봤는지 말할 수 없다"고 밝혔고,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도 "(줄기세포를)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특허 출원용 줄기세포 아직 기탁 안돼

미생물의 국제 특허를 얻기 위해서는 한국세포주 은행에 줄기세포를 기탁해야 한다. PD수첩은 2004년 줄기세포는 논문 발표 한 달 전 기탁됐지만, 2005년 논문은 발표 후 6개월이 지나도록 기탁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면역 적합성 검사, 테라토마 검사는 누가 했나

줄기세포의 복제를 증명하기 위한 면역적합성 검사(제공자의 체세포와 복제된 줄기세포의 유전자 일치 여부 검사)를 한 연구원들도 "줄기세포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사를 담당했던 김모 서울대 의대 교수는 "샘플은 체세포 상태가 아니라 쪼개져서 오기 때문에 구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면역성 없는 쥐(스키드 마우스)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이 세포가 여러 조직으로 분화되는 것을 검증하는 '테라토마 검증' 과정도 의혹이 많다. PD수첩은 "테라토마 연구원들 중 '줄기세포를 봤다'는 이를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실험에 참여한 교수와 연구원들은 PD수첩에 "11개를 다 검증했다", "11개 중 3개만 검증했다", "2개만 검증했다"고 말을 바꿨다. 황 교수가 지목한 실험실 관계자들 중엔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도 있었다. 황 교수도 "가만, 우리가 스키드 어디서 했지? 수의대 가건물에서 검증했지"라고 불명확한 발언을 했다. (PD수첩 취재 이후) 황 교수는 사이언스 논문에서 테라토마 검증을 마친 세포의 숫자를 7개에서 3개로 수정했다.

◆줄기세포 숫자 부풀려졌다

테라토마 실험을 검증하기 위해 PD수첩은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을 만났다.

김 연구원은 지난 4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인터뷰했다"고 밝힌 인물. 김 연구원은 PD수첩 인터뷰에서 "황우석 교수가 테라토마 사진을 찍기 위해 3개 라인의 줄기세포를 받아서 사진을 11개로 스테이닝(사진촬영을 위한 염색)하라고 시켰다", "2,3,4번으로 11개 만들었고, 테라토마 4번도 2,3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세포의 사진을 불려서 사용했다는 말이다.

PD수첩은 "검증을 위해 황 교수에게 2번과 3번의 테라토마 실험 슬라이드를 요구해 받기로 했으나, 황 교수가 태도를 바꿔 '과연 그것도 체세포 줄기세포가 맞는지' 의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PD수첩은 이후 황 교수팀에서 받은 샘플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불일치' 및 '판독 불능'이 나왔으나, 황 교수와 약속했던 '재검증'이 무산되는 과정 등을 보여줬다.

용어해설

◆체세포 : 정자, 난자와 같은 생식 세포를 제외한 일반 세포. 이미 특정 기능을 갖게 분화가 끝난 상태의 세포를 말한다.

◆체세포 복제 :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와 융합시켜 수정란을 만드는 것. 난자의 핵이 제거된 것이므로 복제 수정란은 체세포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다. 이 수정란을 자궁에 이식하면 복제 동물(인간)이 태어난다.

◆배아줄기세포 :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뒤 4~5일 지난 배아에서 얻은 세포로 인체의 모든 세포와 조직으로 자랄 수 있다.

◆복제배아줄기세포 : 체세포 복제로 만든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

◆냉동배아줄기세포 : 불임치료 시술 후 남은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

◆테라토마(teratoma) : 분화능력이 뛰어난 배아줄기세포를 동물에 주입했을 때 암(癌) 조직과 같은 형태로 자라는 세포. 테라토마가 생기면 제대로 된 배아줄기세포임을 알 수 있다.

◆DNA지문 : 사람마다 고유한 유전정보를 파형(波形) 형태로 보여주는 검사. 복제에 사용된 체세포와 복제배아줄기세포는 같은 유전자를 가지므로 DNA지문도 같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