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언론의 기능과 여론의 한계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은 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파헤친 것이다. PD수첩은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가 비윤리적이라는 것과 연구결과의 진위여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PD수첩은 취재과정에서 균형감각을 잃고 국익에 위배되는 왜곡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프로그램 자체가 사실상 폐지됐다. 건전한 사회에서의 언론의 기능과 언론보도의 정당성 등을 재검토해야 할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2004학년도 1학기 성균관대 논술고사에서 '여론에 의한 합리적 의사결정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이 PD수첩의 문제는 여론의 문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에서의 언론의 기능, 언론의 역할과 관련된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7.연구과정의 윤리성 논란
그동안 각 대학에서는 생명공학과 관련된 문제를 꾸준하게 출제해 왔다. 2002학년도 연세대 자연계 정시논술에서는 제레미 리프킨의 '바이오테크 시대'를 제시문으로 출제하여 녹색황금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자원과 정보'에 대한 소유권 등 지식과 문화의 소유권에 대한 문제를 출제하였다. 또 2003학년도 동국대 정시논술에서는 생명공학적 세계관에 한계를 묻는 문제를 출제했으며, 2004학년도 숙명여대 자연계 정시논술에서도 '인간의 생명'에 대한 견해를 묻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그동안 출제된 문제가 주로 생명공학과 관련된 문제였다면 새롭게 출제될 문제는 연구과정의 윤리성을 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8.투명한 기업에 대한 요구
출제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각 대학의 논술고사에서 경제일반론과 관련된 문제는 지속적으로 출제돼온 주제다. 2002학년도 수시 2학기 성균관대 논술에서 '고용안정과 경쟁력 강화는 서로 상당히 상반되는데 어느 것을 우선시할 것인지에 대해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올해의 경우 경제관련 문제가 출제된다면 반(反)기업 정서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신문에서는 연일 반(反)기업 정서 때문에 경영진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초래되며, 국가경쟁력이 약화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논술고사에서는 이러한 비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반기업 정서가 한국에서 심각한 것은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반기업 정서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은 반재벌 정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재벌기업의 문어발식 경영, 정경유착, 분식회계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재벌기업을 바라보는 것이 국민정서의 본질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의식의 변화'와 '기업이익의 사회적 환원을 통해서 기업이 국민들의 인정을 받는 것'등에 대한 균형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9.위험사회의 도래
지금 전 세계는 신종 전염병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후천성면역결핍증에서 시작된 치명적 신종 전염병의 공포는 광우병, 중증호흡기 질환(SARS),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이어지고 있다. 14세기 중엽에 전 유럽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흑사병과 전 세계에서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의 악몽이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1일 생활권으로 변화되고 상품과 인간의 이동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전염병도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는 APEC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전 세계를 동시적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것은 이제 '테러'가 아니라 '전염병'이다. 이러한 새로운 위험은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새로운 문제이기 때문에 논술고사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10.한국 공교육의 현실
정부는 교사들의 수준을 발전시켜서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교원평가제 시범실시를 추진하고 있다. 교원평가제는 국·공·사립학교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교사 본인과 교장·교감·동료교사·학부모·학생이 참여하여 수업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교사의 인격을 침해하는 것이며 교사의 존재를 기능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공교육에 대한 대폭적인 투자와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재정적 측면을 외면한 채 교사들에게만 공교육 붕괴의 책임을 전가하는 논리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사들의 자기계발도 등한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원평가는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교원평가제 문제는 올해 가장 중요한 교육계의 시사현안이다. 따라서 교대의 논술문제나 각 대학 사범계의 구술면접 고사로 출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조선일보 교육팀·도움말=이석록 대치메가스터디 원장·강상식 학림논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