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외교통상부 전신) 장관과 주미(駐美) 대사 등을 지낸 한승주(韓昇洲·65) 고려대 교수가 8일 '고별 강의'를 했다.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강의의 주제는 '외교란 무엇인가-통념과 실제'.
한 교수는 "민주국가에서는 외교가 대중 영합주의(populist)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교란 완전하고 일방적인 승리가 아니라 상호적이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당위론적 입장에서는 물론 외교적으로도 필요한 일일 수 있다"며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한국이 비록 투표 후에 설명 내지 변명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다른 나라들에 수세의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조용한 외교'와 '공개적 외교' 중에서 상황에 따라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선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강의 마지막에 구한말 조선 외교관들의 사진을 보여준 뒤 "우리나라나 외교도 모두 먼 길을 왔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갈 길"이라고 말하다가 잠시 목이 메기도 했다.
이날 한 교수 고별 강의에는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와 어윤대(魚允大) 고려대 총장, 김경원(金瓊元)·현홍주(玄鴻柱) 전 주미대사, 동료 교수와 제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교수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후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를 거쳐 1978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1차 북핵 위기 때인 1993~1994년 외무부 장관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2003~2004년엔 주미대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