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은 6일 '헌법개정과 권력구조 개편' 심포지엄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17대 국회의원의 임기를 모두 단축해 2008년 2월 1일까지로 하고 다음 대선과 총선을 2007년 11월에 동시에 치르자"고 제안했다. 같은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개헌에 대해 대선후보의 동의를 얻으려면 정부 체제는 대통령제로 해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을 4년 중임제로 해 대선은 예정대로 치르고 국회의원 임기를 단축해 주기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두 의원의 제안은 구체적인 내용에선 다소 차이가 있지만 5년 週期주기 대선과 4년 주기 총선이 엇갈려 돌아가는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공통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특히 대선 1년 전 또는 1년 후 총선이 치러질 때에는 정권의 중간 심판이라는 기능을 수행하지도 못하면서 2년에 걸쳐 큰 선거를 치르느라 불필요한 국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는 모두 헌법에 규정돼 있어 임기를 어느 한쪽으로 맞추려면 개헌이 불가피하다. 일단 개헌논의에 착수하면 이번 기회에 권력구조 자체를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로 바꾸자든지,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해 영토조항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제기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얼마 앞둔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권력구조 개편 논의나 심각한 국론분열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영토조항 개정 문제까지 꺼내다 보면 현실적으로 개헌은 불가능해진다.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할 것인지, 반대로 국회의원 임기를 1년 늘릴 것인지, 대통령 임기를 1년 줄일 경우 현행 單任단임제를 重任중임제로 고칠 것인지, 대선과 총선은 동시에 치를 것인지, 총선을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으로 대통령 임기 절반 시점에 치를 것인지 등 임기 조정 문제 하나만으로도 복잡한 논의가 요구된다. 만일 이번에 개헌을 정말 할 생각이라면 다른 문제들은 일단 접어둔 채 임기 문제 하나만을 고치자는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하다. 5년 주기 대선과 4년 주기 총선이 거의 겹치는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은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자기 임기를 양보하지 않고 개헌에 합의할 수 있는, 20년마다 돌아오는 기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