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랜드 노동당수

워싱턴 타임스지(紙)가 현지시각 지난 2일자 신문에서 북한의 위조지폐에 관한 중요한, 새로운 사실을 보도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 기사에 대해 "(그간 알려지지 않은) 상당히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북한 외교관들이 위폐를 소지한 것이 적발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위폐가 북한에서 발행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워싱턴 타임스 기사가 사실이라면 하나의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갈랜드 접촉상황

이 신문이 새로 공개한 것은 지난 10월 8일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북한 위폐를 유통시킨 혐의로 체포된 아일랜드 노동당 전 당수 숀 갈랜드와 북한 관리의 접촉 상황이다. 미국 재무성은 지난 10월 "갈랜드의 위폐 유통에 북한이 관련되어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신문에 따르면 갈랜드와 북한 외교관들은 러시아와 중국 베이징에서 수차례 접촉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 신문에 "우리는 갈랜드보다 한발 앞서 그를 감시할 수 있었다. 갈랜드는 북한 외교관이 마중을 나왔고, 북한의 리무진을 타고 북한 대사관으로 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내부 정보제공자와 감청 등을 통해 이런 상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랜드는 북한과의 위폐 거래에 자신의 당과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회사를 이용했다.

북한 위폐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89년 마닐라에서 한 은행원에 의해서다. 얼마 후 북한 외교관이 (구 유고의) 베오그라드에서 위폐를 전달하려다 적발됐다. 1994년 북한 무역회사 관계자들이 마카오 은행에 25만달러 위폐를 예치하다 체포됐는데, 이들은 모두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북 위폐 현황

신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이 만든 100달러 위폐는 19종(種)이며, 최근 것은 진짜 100달러 지폐와 비슷하다. 북한은 1970년대 구입한 음각인쇄기를 통해 위폐를 만들고 있는데, 이는 세계 각국이 화폐 인쇄 등에 사용하는 것이다. 압수된 북한 위폐 규모는 지금까지 모두 4500만달러로, 콜롬비아(3억5500만달러)보다 규모는 적지만 고도의 정교함을 갖추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가 위폐를 포함한 북한의 뭉칫돈을 받아 이를 유통시키고, 돈 세탁 등을 해 준 혐의로 미국 금융기관들과의 거래를 중단시킨 바 있다. 북한은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6자회담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