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점심식사를 라면으로 해결하고 있다. 생존이 안된다. 경제가 어렵다고? 나는 솔직히 무식해서 경제가 뭔 말인지 모른다. 다만 따뜻한 밥 한끼를 딸과 먹고 싶다. 경제가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다. 숨쉬기도 벅차다."
1960년생인 이 책의 저자는 나이 마흔을 넘긴 2002년부터 택시 기사 생활을 했다. 건축학 대학원까지 나와 건설현장 상주감리, 건축 잡지사 편집장까지 하고 난 뒤였다. 타고난 고집과 비타협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둔 뒤 택시 기사 생활을 하며, 돈 없고 '빽'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이유를 글에 담았다.
건축 현장의 비리, 국책사업으로 정치자금을 챙기는 정권, 고위층 자제의 병역비리 등 온갖 주제를 바로 곁에서 침 튀기는 열변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일사천리, 쾌도난마 스타일의 이야기체에 담았다.
건축평론가답게, 팍팍한 일상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줄 건축을 따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태백산맥의 장관을 맛볼 수 있는 부석사 안양루,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한 문예회관, 동서양의 건축 형식이 어우러진 강화 성공회 성당 등의 아름다움이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알기 쉽게 소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