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팀의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상황' 외에도 미국의 섀튼 박사팀, 일본 교토(京都) 대학연구팀, 영국의 이언 윌머트 박사팀 등 '경쟁자'들이 바짝 한국의 수준까지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때론 한국과 협력하고 있지만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한국에 양보할 리 없다.
그런데 더욱 우려되는 것은 황 교수팀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연구원 3명이 공교롭게도 최근 황 교수팀과 결별을 선언한 섀튼 교수팀에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소식이 두절된 P연구원은 난자에서 핵을 안전하게 빼내는 고유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는 황 교수팀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는 배아 복제의 핵심 부분이다.
만약 인간 배아 복제 기술이 미국으로 유출될 경우 미국에서 제2의 인간 배아 복제 줄기세포를 가질 가능성을 얻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초 과학 인프라가 발달된 미국이 한국을 제치고 줄기세포 허브 역할을 할 최악의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인간 배아를 복제하는 데는 연구원의 손 기술이 핵심적인 요소다. 배아 복제 기술은 이론적 측면보다는 얼마나 정교한 손놀림과 감각으로 난자에서 핵을 빼내고 다시 환자의 체세포를 적절한 시점에 넣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생명력이 뛰어난 싱싱한 난자를 실험 조작으로 손상을 최소화시키고 핵을 빼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문에 언급된 약물 사용 방법이나 기술에 대한 설명보다는 실제 연구원이 갖고 있는 손 기술에서 배아 복제가 결판이 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간 난자는 동물 난자와 달리 끈적거리고 미세한 조작에도 쉽게 손상된다.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이언 윌머트 박사도 지난 10월 한국에서 열린 바이오 메디 심포지엄에 참석했을 때 "인간 난자를 다루는 한국 연구진의 기술은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며 "우리는 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등과의 공동 연구 과정에서 황 교수팀 연구원의 파견을 요청하는 주문이 많았다. P연구원이 섀튼 교수팀에 파견된 것도 이와 같은 기술적 배경 때문이었다.
현재 세계에서 인간 배아 복제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과 영국 두 나라다. 영국의 에든버러의대 연구팀은 지난 5월 인간 배아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를 더 키워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