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권영해(權寧海)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을 30일 다시 소환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김영삼(金泳三) 정부 당시 불법 도청 실태를 추궁할 전망이다. 권씨는 올 9월 6일 검찰에 1차 소환된 바 있다.
올 8월 국가정보원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권씨의 재임기간(1994년 12월~1998년 3월)에 안기부는 유선전화와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전화를 도청했고, 비밀 도청 조직인 미림팀을 운영한 것으로 돼있다. 권씨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북한이 김대중(金大中) 후보에 호의적'이라는 취지의 오익제씨 편지 공개를 지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5년이 확정됐으나 당뇨병 등을 이유로 형 집행정지를 받고 풀려난 상태다.
검찰관계자는 "김덕(金悳) 전 안기부장, 이종찬(李鍾贊)·천용택(千容宅) 전 국정원장을 다시 소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4명 모두 통신비밀보호법의 공소시효(2002년 3월 이전에는 5년)가 지났기 때문에 사법 처리보다는 진상 규명을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검찰은 임동원(林東源)·신건(辛建) 전 국정원장의 구속 만기일(12월 4일)이 다가옴에 따라 이들을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였으며, 2002년 대선 당시 '국정원 도청자료'라는 문건을 폭로한 김영일(金榮馹)·이부영(李富榮) 전 의원도 이르면 이번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