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조가 잇단 채용 비리로 물의를 빚은 데 이어,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 노조 간부들이 돈을 받고 회사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대전지검 특수부(부장 박경호·朴炅晧)는 28일 승진인사 청탁 등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한국수자원공사 이모(40) 노조위원장과 이모(39) 사무처장을 구속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노조 해외연수를 앞두고 황모 본부장으로부터 "인사·보직 관리에 노조가 잘 협조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만원을 받는 등, 올 3월까지 간부 및 승진 대상 직원 16명으로부터 100만~500만원씩 20여차례에 걸쳐 업무편의·인사청탁 등 명목으로 5800여만원을 받은 혐의라고 검찰은 밝혔다. 사무처장 이씨도 1월 직원 이모씨로부터 "승진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400만원을 받는 등 2002년부터 올 5월까지 직원 12명으로부터 100만~400만원씩 12차례에 걸쳐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5일 두 사람의 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청탁과 함께 받은 것으로 보이는 뭉칫돈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는 2002년 정기 인사 때부터 노조 대표가 3급(과장급) 이하 승진심사위원회에 참관토록 하고 있다. 이씨 등은 인사 투명성 보장을 목적으로 노사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조항을 뒷돈 챙기기에 악용한 꼴이 됐다. 노조위원장 이씨는 지난달 임기 3년(2006~08년)의 노조위원장에 재선됐다.

검찰은 금품을 건넨 공사 직원 등 20여명을 소환해 실제 승진 여부와 건넨 돈의 액수 등을 조사키로 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씨 등은 검찰에서 "순수한 격려 또는 지원금 차원에서 받은 것으로 구체적 인사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며 혐의 사실을 일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