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잇는 고대 해양 실크로드의 중심지인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에 신라 장보고 세력의 후손들이 건설한 '신라촌(新羅村)'이 있었다. 주위에는 불교 사찰인 '신라사(新羅寺)'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나라 때 사서 '남안현지'와 '팔민통지'를 통해 나타난 사실이다.

'해상왕' 장보고가 활동하던 9세기 무렵 신라인들의 집단거주지인 신라촌은 산둥과 장쑤, 저장성 등 황해 연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을 뿐, 남부인 푸젠성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언뎬(葉恩典) 푸젠성 해외교통사박물관 연구원은 이달 초 취안저우에서 개최한 '고대 중·한 해상교류' 심포지엄에서 "취안저우의 진강(晉江)변에 신라촌과 신라사가 있었다는 내용이 강희제 때 편찬된 지방지 '남안현지'에 나온다"고 말했다. 이 사료에 따르면 "22도(都)는 현의 서북쪽 20리에 있다. 이곳의 12개의 마을 중 '신라(新羅)'란 명칭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심포지엄은 한국 해상왕장보고기념사업회(이사장 김재철) 후원으로 저장(浙江)대 한국연구소가 주최했다.

지금은 '신라'라는 지명으로 남은 신라촌은 취안저우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 현재 왕(王)씨 집성촌으로 인구는 1800명이다. 예 연구원은 "이들은 명나라 초에 처음 이곳에 이주해왔기 때문에 신라촌의 원주민이나 그 내력에 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안현지'와 '팔민통지' 등을 토대로 신라촌 근처에는 송나라 말기에 세워진 사찰인 신라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원나라 때 소실된 신라사는 명 태조 때 중건됐으나 청나라 초기에는 이미 폐사로 변해 지금은 흔적조차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이달 초 신라촌을 답사한 조영록 동국대 명예교수는 "신라인 또는 이들의 후손들이 장보고 사후인 10세기 이후에 취안저우로 내려와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