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휴대전화로 수신자 부담 국제전화를 무려 2500만원어치나 사용, 1900만원짜리 전셋집을 빼고 거리로 나앉게 된 딱한 가족이 있다.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에 사는 박모(46)씨는 얼마 전 집으로 배달된 전화요금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몇 만원도 안 되던 전화요금이 10월 한 달치만 무려 1520만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음달 청구되는 11월 요금까지 합치면 무려 25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박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통신회사에 확인한 결과 상식을 벗어난 엄청난 전화요금의 '범인'은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17)이었다.
박군은 두 달 전 인터넷 온라인게임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중국 유학생 유모(21)씨와 수십 차례에 걸쳐 수신자부담 국제전화를 했다. 중국에 있는 유씨가 박군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하루 평균 3~4시간 국제전화 데이트를 한 것이다. 어떤 날은 무려 12시간이나 통화, 100만원이 넘는 요금이 나오기도 했다.
박군은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자상한 목소리로 친동생처럼 대해 주는 상대가 생겨 좋았다"며 "전화를 받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요금을 지불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박군이 이용한 수신자부담 국제전화는 '자동 콜렉트콜'이란 상품으로, 기계음으로 '전화를 받으려면 아무 버튼이나 누르세요'라는 안내문이 나온 후 그대로 연결된다.
박씨의 수입은 모 용역회사 청소원으로 일하며 받는 월급과 생활보호대상자 보조금 등을 합쳐 월평균 150만원도 안 된다. 부인과 4남매 등 여섯 식구의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박씨가 전화요금을 물어내는 유일한 방법은 1년 전 겨우 마련한 1900만원짜리 전셋집을 빼는 것뿐이다. 박씨는 "어렵게 마련한 보금자리를 내놓고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됐다"며 "통신회사에서 요금을 줄여주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