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디낸드와 퍼디낸드가 충돌한다. 28일 오전 1시(한국시각) 런던 업튼 파크에서 열릴 프리미어리그 축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다.
주인공은 웨스트햄의 중앙 수비수 앤턴 퍼디낸드(Anton Ferdinand·20)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Rio Ferdinand·27). 형제인 둘이 시즌 처음으로 맞대결한다.
현재 3위인 맨유(7승3무2패)는 8위 웨스트햄(5승4무3패)과의 원정 승리로 3연승을 노린다. 박지성은 리그 13경기 연속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웨스트햄의 앤턴(1m81·71㎏)은 맨유의 스타 수비수인 형 리오(1m88·76㎏)와 판박이다. 가닥가닥 땋은 머리에 검은 얼굴빛, 견고한 수비 스타일까지…. 앤턴은 웨스트햄의 유소년이었던 2002~03 시즌 17세의 나이로 1군 팀에 발탁됐다. 현재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팀 주전 수비수이기도 하다. 지난주 이영표가 소속된 토튼햄과의 홈경기서 막판 30초 전 헤딩슛으로 1대1 동점을 이끌어냈다. 워낙 형과 비슷하게 생겨 당시 TV로 지켜보던 많은 한국 팬들로부터 ‘리오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 나온 게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앤턴은 그동안 형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자신이 계약금 없이 웨스트햄 1군 유니폼을 입은 그 시기에, 형 리오는 3000만 파운드(약 580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리오가 프리미어리그와 각종 컵대회를 제패하고 챔피언스리그를 즐길 때 앤턴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앤턴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2경기를 소화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엔 12경기 모두 출전했다. 이번에 형을 안방으로 불러 자신의 실력을 뽐낼 작정. “형의 프로페셔널한 경기 능력은 항상 존경하지만 이번만큼은 그의 능력이 100% 발휘되긴 힘들 것”이라며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형 리오 역시 지고 싶지 않다. “어릴 때부터 내가 가르친 앤턴이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서 기쁘다”면서도 “앤턴이 웨인 루니나 반 니스텔루이를 못 막아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런던=최보윤특파원 spic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