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후손들이 국가를 상대로 땅 되찾기 소송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3부(재판장 이혁우)는 23일 '친일파' 송병준(宋秉畯)의 증손자 송모(60)씨 등이 국가 소유로 돼 있는 인천시 부평구 미군 '캠프마켓' 일대 땅 13만여평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송씨에게 패소판결했다. 이 땅은 도심에 있어 공시지가만 3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제 시대에 송병준이 이 땅을 취득해 그 당시에는 소유자라고 인정되지만 대한민국의 구(舊) 토지대장 등에는 이 부동산이 강모씨, 동모씨를 거쳐 국가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송씨 등은 토지대장이 위조나 허위작성됐다고 주장하지만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송병준은 친일단체인 일진회 총재를 지냈으며 일본으로부터 백작(伯爵) 작위를 받았다. 앞서 그 후손들은 올 5월 경기도 파주시 땅 5만8000여평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했었다. 또 지난 15일 수원지법은 친일파 이근호(李根澔)의 손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친일행위의 대가로 얻은 재산권을 다룰 법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며 이례적으로 각하했다. 법무부 집계 결과 올 5월까지 친일파 후손이 토지와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 24건 가운데 17건이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친일파 후손이 승소(일부승소 포함)한 경우는 8건이다.
한편 국회는 다음달 초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환수에 관한 특별법'을 본회의에 회부할 예정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친일파 후손들의 토지반환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국회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