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허용 방침에 대해 구미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방침으로 수도권 공장 설립이 허용된 5곳의 업체 중 LG화학과 인쇄회로판 업체인 대덕전자를 제외한 3곳이 구미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LG의 디스플레이 분야 관련업체들이기 때문이다.

LG그룹은 구미 지역에서 수출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공단내 7개 계열사가 2만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지역 협력업체수만 280여개에 달해 LG그룹은 실질적으로 구미는 물론 대구·경북 경제의 핵심 축이라는 것이 시의 설명.

정부의 이번 방침에 따라 LG계열사는 경기도 파주에 모두 1조4000억원을 투자해 7개업종 4개 회사 공장을 지어 570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LG전자 ?LCD TV(액정 표시장치·투자액 2000억원·고용효과 2300명) ?LCD모니터(1000억원·고용효과1000명) ?OLED(화상 표시장치·7000억원·1000명) ?LED(화상 표시장치·500억원·500명) ?Prism Sheet(광섬유의 일종·500억원·200명), LG마이크론 Photo Mask (LCD원재료·2600억원·500명), LG이노텍 Power 모듈(전기변환장치·400억원·200명) 등이다. 수도권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모두 기존 LG그룹 디스플레이 공장이 위치한 구미공단 입주가 확정적이던 회사들이다.

뿐만 아니다. 7세대에 해당하는 42인치 이상급 LCD공장이 파주에 들어서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구미의 중·소형 LCD(6세대 이하·42인치 이하급) 공단에 대한 LG그룹 계열사들의 신규투자는 줄어들 수 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주력 업체를 따라 구미를 떠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 경우 28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는 대부분 문을 닫거나 파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구미 경제의 또다른 한 축인 삼성전자 애니콜 공장의 수도권 입성을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는 것도 구미시의 고민이다. 지역 수출의 50%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와 충남 일대에 LCD공단을 추진중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LG의 디스플레이와 삼성의 휴대전화가 모두 빠져나간다면 구미는 말 그대로 도산(倒産)"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세계 1위로 부상한 우리나라 LCD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LCD패널 가격이 세계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어 집적화(集積化)를 통한 '부품패널완제품'의 일관생산체계를 구축, 원가 절감에 나서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 산업자원부는 "파주에는 42인치 이상의 대형LCD 생산업체가 들어서게 되며, 구미는 42인치미만 중·소형 LCD 생산단지로 특화해 투자를 확대해 나가면 지방 투자 위축은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구미시는 "LCD 분야의 생명주기는 5년"이라며 "대형화하는 LCD 분야의 추세에 비춰볼 때 구미지역은 5년 내에 LCD분야의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관용(金寬容) 구미시장은 "정부 방침을 철회시키기 위해 어떤 방법이든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의회는 15일 임시회에서 정부의 수도권공장 신·증설 허용 결정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구미지역 211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범시민대책위원회도 18일에는 구미공단운동장에서 대규모 범시민궐기대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