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의장이다. 행사 진행에서부터 대테러 대책까지 전체를 총괄 책임져야 한다. 그만큼 챙겨야 될 일, 고민거리가 많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지난주부터 업무의 절반을 APEC 상황 점검에 쏟고 있다. 반기문 외교,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승규 국정원장 및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등 안보 관련 보좌진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만 최근 들어 세 차례나 열었다. 지난달 14일에는 정상회의가 열리는 해운대 동백섬의 'APEC 하우스'를 방문, 리허설 성격의 상황 점검을 하기도 했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안전 문제라고 한다. 조그마한 구멍만 나도 행사 전체가 어그러지는 일이다. 테러 대비 상황을 매일 보고받고 있고, 국정원과 검·경 등 보안 관련 기관의 모든 역량을 대테러에 쏟으라는 지시도 내려놓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의가 APEC의 방향타를 부분적으로 바꾸는 회의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다. 무역자유화 진전이라는 기본 목적은 불변이지만 회원국 간 격차 해소, 각 국가별 격차 해소에도 APEC 차원의 공조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시장축소로 무역자유화가 근본적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노 대통령은 그래서 19일 정상회의 폐막 후 채택될 정상선언문에 이 정신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도 내려놓고 있다 한다.
노 대통령은 한국에 미·중·러·일 등 4강 정상이 모인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북아 주요 국가들이 적대하지 않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개별 회담에서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개별 회담의 선언문에도 역시 이를 집어넣는다는 생각이다. 또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6자회담이 돌아가고 있지만 개별 연쇄 회담을 계기로 6자 회담 합의문에 담긴 정신을 정상 차원에서 재확인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