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규섭

‘숨어있던 내 자리’를 찾았다. 삼성 이규섭(28).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출전시간은 21분48초다. 그런데 현재 성적(12.7점 4.4리바운드 1.4어시스트)은 평균 31분을 뛰었던 데뷔 시즌(12.7점 4.7리바운드 1.5어시스트)과 비슷하다. 출전시간을 고려하면 기록은 오히려 더 좋아진 셈이다.

이규섭의 연봉(2억2000만원)은 서장훈(4억2000만원)에 이어 삼성에서 두 번째로 많다. 반면 '활용도'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였다. 1m98 키에 민첩성과 득점능력을 갖췄음에도 팀에 외국인 선수 두 명과 서장훈(2m7)이 버티고 있어 자리가 애매했다. 최근 안준호 감독이 더블 포스트(골밑에 장신 두 명을 포진시킴)에서 싱글 포스트로 전술을 바꾸면서 기회를 잡았다. 코트를 넓게 쓰다 보니 높이와 스피드라는 장점을 마음껏 살릴 수 있게 됐다.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는 물론 슈팅가드 역할도 소화해 낸다.

덩달아 서장훈마저 팀 내 3점슛 성공률 1위(45%·29개 시도 13개 성공)를 기록하는 등 공격 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신인이던 00~01시즌 팀 우승에 한몫 했던 이규섭으로선 두 번째 우승반지에 욕심 낼 만하다.

KTF의 송영진(27)은 이규섭에 뒤지지 않는 유망주였다. 2001년 신인 드래프트 1번으로 LG행. 하지만 파워포워드(1m98)라는 포지션 탓에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렸고, 자신감까지 잃어 후보로 겉돌았다. 4시즌 평균 16분27초를 뛰며 6.7득점. 현주엽이 KTF에서 LG로 가면서 KTF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팀을 옮겼다.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추일승 감독의 인정을 받아 주전자리를 확보했다. 출전시간(평균 25분)을 늘리면서 과감한 공격, 적극적인 팀 플레이로 '제 색깔 찾기'에 힘쓰고 있다.

동부 김승기(33)는 자칫 농구판을 떠날 뻔했다. 임의탈퇴의 형식으로 울산 모비스에서 나와 시장에 몸을 던져야 했다. 다행히 옛 친정인 동부(전 TG삼보) 전창진 감독의 부름을 받아 '강제은퇴'를 면했다. 체력이나 기량은 삼성에서 우수 수비상을 받았던 01~02시즌에 한참 못 미쳤다. 연봉은 1억2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깎였다. 마음을 비우고 명가드 출신인 강동희 코치와 훈련, 의욕을 되살렸다. 최근 2경기에서 각각 7개, 6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는 등 시즌 초반 수준급 활약(6.8점 3.8리바운드)으로 KTF로 이적한 신기성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