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오랫동안 기립박수가 나온 것은 처음 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 팬들은 유니폼 색깔 만큼이나 벌겋게 얼굴이 달아올라 휘파람을 불며 선수들을 환호했다. 파랗게 얼어 붙었던 첼시 팬마저도 두 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7일(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첼시전이 열린 올드 트래포드는 뜨거운 열기로 뒤덮였다. 끊기지 않는 응원가, 6만7800여명이 외치는 "유나이티드" 함성. 상대 팀을 향해 귀를 찢을 듯이 퍼붓는 휘파람 야유…. 첼시 선수들의 '기(氣)'는 이미 반쯤 빠진 듯했다. 박지성은 "관중들이 이 정도로 단합돼 호응해 줄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전반 31분 대런 플레처의 헤딩 결승골이 터지자 경기장은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난 2주간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1무2패로 부진했던 맨유는 이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 6승3무2패를 기록하며 9위에서 3위로 뛰어올라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퍼거슨 감독 퇴진론도 주춤해졌다. 첼시는 지난 시즌부터 기록한 연속 무패행진을 40경기에서 마감했지만, 10승1무1패로 리그 선두는 지켰다.
선수들이 꼽은 승리의 1등 공신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로이 킨. 킨에게서 악평을 받았던 플레처, 앨런 스미스 등은 이날 투지를 200% 가동한 듯보였다. 킨은 얼마 전 선수들을 불러 "유나이티드는 최고의 팀이다. 너희들도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선수들을 다독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슨은 경기 전 이렇게 주문했다. "항상 말했듯이 즐기고 오너라. 그라운드에서 너희들이 최고로 잘 노는 모습을 보여줘라"라고.
박지성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37분 반 니스텔루이 대신 투입돼 수세에 몰렸던 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최보윤특파원 (블로그)spic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