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때 같으면 여행이나 갔을 텐데…. 그래도 어떡합니까. 국가 대항전인데. 꼭 이겨야죠."(1루수 김한수)
"오히려 우승 뒤풀이로 들뜨지 않고 차분한 게 좋아요. 마무리 훈련하는 셈 치면 되죠."(주장 진갑용)
확실히 한국시리즈 때보다는 긴장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연습 경기인데도 선수들은 심판의 판정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선수들이란 게 그렇죠. 일단 경기에 들어가면 지기 싫어하는 게 당연하잖아요?"(한대화 수석코치)
3일 대구야구장.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선수들이 훈련을 계속하고 있었다. 10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를 대비한 것. 코나미컵은 한국, 일본, 대만, 중국 챔피언 4개팀이 나와 겨루는 경기. 풀리그를 거친 뒤 상위 2개팀이 결승대결을 벌인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종료 후 딱 5일 쉬고 지난달 25일부터 대구에서 합동훈련을 계속해 왔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감기 몸살을 앓았던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날도 부기가 빠지지 않은 얼굴이었다. 기침 끝에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코나미컵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절대 질 수 없다"며 승부욕을 보였다.
"문제는 일본 투수들의 공을 쳐낼 수 있느냐입니다. 확실히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이나 공 끝이 한국 투수들보다 좋기 때문에 타자들이 집중력을 갖고 대처해야 합니다."
선 감독은 그러나 삼성 투수진에 대해서는 믿음이 대단하다. 특히 에이스인 배영수의 공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영수가 한국시리즈 때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자기 공을 믿고 자신감 있게 던지면 일본 타자들도 쉽게 치지 못할 겁니다."
배영수 역시 "오래 쉬었더니 팔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공이 아주 잘 들어간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배영수는 이날 청백전에서 청팀의 선발투수로 나와 4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 탈삼진 2개로 호투했다.
선 감독은 배영수를 예선전에는 아껴 두었다가 대회 마지막날인 13일 결승전에 투입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일본 롯데와 결승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수는 예선전에 가급적 아껴 두고 마지막에 낼 생각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바르가스, 전병호, 하리칼라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 시리즈를 역시 4연승으로 끝낸 대만 대표 싱농 불스도 만만히 볼 수 없는 복병. 특히 외국인 선수가 5명이나 끼어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그중엔 2002년과 2003년 한국 프로야구 한화에서 뛰던 투수 레닌 피코타도 들어 있다. 2002년 6승6패14세이브 방어율 3.51, 2003년 3승6패15세이브 방어율 3.86을 기록했던 피코타는 올 시즌 16승을 올리는 등 싱농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우리는 심정수와 박종호가 부상으로 뛸 수 없지만 일본 롯데도 1루수 후쿠우라, 투수 세라피니 등 투타에서 적지 않은 선수가 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을 이기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한국프로야구 우승팀으로서 부끄러운 경기는 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