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던 기생충 알이 왜 국산 김치에서 발견됐을까.
이는 1960~70년대만 해도 인분(人糞)을 비료로 썼지만 지금은 화학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채소에선 기생충 알이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간의 통설을 뒤엎은 것이다.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을 때만 해도 중국산 수입 배추나 절임 배추를 쓴 '무늬만 국산 김치'가 문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날의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 결과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 알은 모두 국산 배추와 국산 절임배추에서 발견됐다. 고춧가루나 젓갈류 등 식약청이 조사한 양념류에서는 기생충 알이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김치의 주요 재료인 배추부터 오염된 것이었다.
우리나라 배추가 왜 오염됐을까. 전문가들은 감염 경로를 크게 두 가지로 추정한다. 우선 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개와 고양이. 이번 식약청 조사에서도 배추에서 발견된 회충 알은 일반 회충 알보다는 개와 고양이 회충 알이 더 많이 나왔다.
고려대 식품과학부 이민석 교수는 "개와 고양이의 몸속에 있던 회충이 몸속에서 알을 낳고 똥을 통해 배추밭으로 나오게 된다. 이것이 빗물에 씻겨 튕기거나 밭을 갈아엎는 과정에서 배추로 옮겨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최근 급증한 야생 고양이들이 밭을 오가며 기생충 알을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퇴비를 제대로 썩히지 않아 가축의 회충 알이 죽지 않은 채 배추에 옮겨 붙었을 경우다. 건국대 수의학과 최농훈 교수는 "축산농가에서 나온 가축 똥으로 만든 퇴비를 제대로 발효시키지 않고 사용할 경우 기생충 알이 배추로 옮겨 갈 수 있다. 퇴비가 완전히 썩지 않아 열이 나지 않으면 가축의 기생충 알이 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 응용생물공학부 정희종 교수는 또 "배추나 야채를 씻는 지하수가 기생충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고, 가공과정에서 쥐나 바퀴벌레, 파리 등을 통해 오염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