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하류, 인파 적고 방해물 없어 용산·마포 한강변도 마니아들에 인기

귀밑을 스치는 가을 바람이 상쾌하다. 달리기의 계절이다. 한강이나 중랑천·양재천 등의 자전거 도로에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조깅이나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가 인근 야트막한 산이나 공원 주변에도 훌륭한 달리기 코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 곳곳에 숨겨진 특색 있는 마라톤 코스를 달려보자.

◆청계천

청계천(5.8㎞)이 도심 한복판에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등장했다. 상류 쪽은 항상 붐비는 반면, 동대문시장에서 신답철교까지 3㎞ 정도의 하류구간에는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어 산책로를 따라 달리기를 할 수 있다. 특히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청계천문화관에 이르는 구간은 하천 폭이 넓어 탁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같은 방해물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월드컵공원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주변을 따라 폭 6~9m, 길이 6.4㎞의 비포장 코스가 나 있다. 흙길로 만들어져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다. 해발 98m에 달하는 공원을 가로질러 난지천 공원까지 이어지는 코스까지 합치면 5㎞, 10㎞, 20㎞ 등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높이 7∼8m의 메타세콰이어 나무 3000여 그루로 이뤄진 숲길이 달리는 즐거움을 더한다. 최근 골프장으로 개장한 노을공원쪽 보다는 가을 억새가 장관인 하늘공원에 시민이 더 많이 몰린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용왕산

양천구 목동아파트 1단지 건너편에 있는 야트막한 산으로, 정상 부분에 390m 달리기 트랙을 갖춘 잔디구장이 조성돼 있다. 1단지 맞은편 우성아파트에서 시작되는 산 입구에서 정상 운동장까지 600m를 뛰어 올라가 트랙을 한 바퀴 돌면 약 1㎞가 된다. 숲으로 둘러싸인 운동장 트랙을 돌아도 되고, 산 입구와 정상을 잇는 숲길을 왕복하며 오르막·내리막 훈련을 할 수도 있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에서 내려 마을버스 2번을 타고 우성아파트에서 내리면 산 입구다.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이 서울 반포의 한강변을 달리고 있다. 마라톤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서울 시내에도 자연 친화적 마라톤 코스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조선일보 DB

◆일자산

강동구 둔촌동 보훈병원 뒤편에 있는 야트막한 산으로, 흙길 코스로 유명하다. 등산로 입구에서 정상까지 2.1㎞. 왕복하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섞여 있어 허벅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흙길이라 관절 충격을 완화해준다. 산입구에 약수터가 있어 물통을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없으며, 특히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이 덮여있어 일사병도 예방해 준다.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망우리 공원묘지

산 기슭에 자리한 공원묘지를 한바퀴 도는 4.7㎞ 산길 구간이 산책과 마라톤 코스로 이용된다. 한식날 등을 제외하면 차량이 통제돼 호젓한 분위기다. 남산순환도로 같이 오르막 길에서는 허벅지 근력훈련, 내리막 길은 스피드 훈련을 할 수 있다. 중간에 약수터가 있어 갈증을 해소하기에 좋다. 가파른 구간이 많아 일반인에게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용산·마포 지역 한강변

용산구 이촌동 한강시민공원에서 마포대교~양화대교간 10㎞ 구간은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보며 마라톤을 즐길 수 있는 인기 코스. 내친김에 월드컵공원 인근의 가양대교까지 달리는 마라톤 마니아들도 많다. 이 코스는 강변북로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고, 폭도 넓다. 평평하고 굴곡이 없어 초보자들이 부담 없이 마라톤을 시작하는데 적합한 코스다. 새벽 6~7시, 오후5~6시에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도움말=선주성 마라톤 칼럼니스트, 중랑구 육상연합(총무 여영광), 용왕산마라톤클럽(부회장 박태문), 마라톤포에버(훈련부장 김보경), 서울시너지(총무 김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