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27일 "김대중(金大中·DJ) 정부의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임동원(林東源)씨를 28일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임씨는 여야 정치인을 불법도청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국내담당차장과 공모(共謀)한 혐의다.
국정원장으로 김 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의 주역(主役)이었던 임씨가 재임 중 행위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2년 7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에게 '떡값 2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서면조사를 받은 것이 첫 번째였다. 명절이나 휴가철에 격려금으로 주었을 뿐이라는 이유 등으로 처벌은 면했다.
그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2003년 5~6월 임씨는 대북송금(對北送金) 특검에 세 차례 소환됐다. 외국환관리법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임씨는 2004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지만, 2개월 만에 특별사면됐다. 두 번째 검찰조사에서도 빠져나간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은성씨를 구속기소하면서 검찰 관계자는 "임씨 혐의의 공소시효가 계속 지나가고 있다. 이번에 공범을 기소해야 시효가 정지된다"고 말했다. 임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전제로 수사를 진행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검찰은 임씨를 상대로 재임기간(1999년 12월~2001년 3월)에 국정원 8국 내 불법도청 부서가 수집·보고한 대화체 형식의 '통신첩보'를 받으면서 도청을 적극 지시한 적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