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노출 사건인 '리크게이트'에 연루돼 기소 위기에 처한 루이스 리비(Libby) 부통령 비서실장에게 CIA 요원 발레리 플레임(Plame)에 대해 알려준 사람은 딕 체니(Cheney) 부통령이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체니 부통령은 플레임의 신분이 언론에 공개되기 약 한 달 전 이미 그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03년 6월 체니와 리비의 대화 기록을 통해 밝혀졌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리비 실장은 지금까지 기자들로부터 플레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기록한 메모에는 체니 부통령과 플레임에 관해 이야기한 것으로 기록돼 있어, 리비가 체니를 보호하려고 일부러 기자들에게 들었다는 '허위 진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리비의 기록에 따르면, 체니 부통령은 조지 테닛(Tenet) 당시 CIA 국장으로부터 플레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체니 부통령이 테닛 국장에게,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공격 명분이었던 이라크의 핵개발 노력 증거가 오류라고 주장한 조지프 윌슨(Wilson) 전 대사에 대해 물었을 때, 테닛이 윌슨의 부인 플레임에 대해 말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그러나 체니와 리비가 당시 플레임의 신분이 비밀요원임을 알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비밀요원임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이 사실을 노출시킨 때에만 범죄가 성립된다. 그러나 체니가 CIA국장을 통해서 윌슨 전 대사의 주변을 캐도록 직접 개입한 것이 드러나면, 현재 백악관에 쏟아지는 정치적 압력의 수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패트릭 피츠제럴드(Fitzgerald) 특별검사가 이르면 26일(현지시각) 관련자들을 기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피소(被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리비와 칼 로브(Rove) 정치고문 겸 백악관 부(副)비서실장 등이다.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