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요즘 좌절하고 분노한 상태에서 씁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뉴욕데일리가 24일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때로 하급 직원들에게 분노를 터뜨리기도 한다는 것. 부시 측근과 친구들은 대통령이 유쾌함과 침착함, 우울함이 뒤섞인 상태이며,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행동에 빠져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 앞에 놓인 난제들은 계속 꼬이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수는 증가하고,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누설 사건인 '리크게이트'에 연루된 최측근들은 기소될 위험에 처했으며, 해리엇 마이어스(Miers)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공화당 내 반발은 거세다.
이번주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오른팔인 칼 로브(Rove) 정치고문 겸 백악관 부실장을 잃을 수도 있다. '리크게이트'를 조사 중인 패트릭 피츠제럴드(Fitzgerald) 특별검사가 오는 28일 이전에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관련자들을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만일 로브 고문과 루이스 리비(Libby) 부통령 비서실장 중 한 명 또는 두 명 다 기소된다면, 부시로서는 정권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그간 의지해왔던 측근을 잃게 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계속된다면,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가 11월 7일 시작되는 상원에서 인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공화당과 보수세력은 부시가 '증명된 보수성향의 대법관 후보'를 고르지 않고 자신과 가까운 인물에게 특혜를 주는 식으로 지명자를 결정했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로널드 레이건(Reagan), 빌 클린턴(Clinton) 등 전임 대통령들도 2기 임기 때 스캔들로 점철된 악몽의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성공한 재선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레이건은 이란에 대한 불법무기 판매대금으로 니카라과 반군을 지원한 '이란-콘트라 사건', 클린턴은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스캔들로 엄청난 시련을 겪었지만 결국은 극복해냈다.
부시 대통령의 전략은 클린턴과 레이건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25일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 "미국인들이 내가 임무를 다하기를 바라고 있으므로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클린턴의 교훈을 활용했다는 것. 일상적인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분위기를 바꾼다는 전략이다.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