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의‘산삼(山蔘) 탐구’를 정리해‘한국의 산삼’을 낸 김홍대 전 법제처장이 자택에 보관 중인 산삼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창종기자 cjkim@chosun.com

"산삼(山蔘)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하나만 들어 볼까요. 중국의 '본초강목', 우리나라 '동의보감'을 보면 모두 산삼꽃이 붉은색이고 가을 지나 열매를 맺는다고 되어 있으나 실제 산삼꽃은 흰색이고 이르면 이미 7월에 열매가 떨어집니다."

1998~2000년 법제처장을 지낸 김홍대(金弘大·63) 현 동양대 부총장은 '산삼 박사'이기도 하다. 지난 30여년간 국세청 재무부 법제처 등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틈만 나면 산삼에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던 그가 전국의 산을 뒤지며 산삼을 연구한 끝에 본격 학술서 '한국의 산삼'(김영사)을 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지켜온 그가 어떻게 산삼의 세계에 빠졌을까. 김 부총장은 "제 고향인 경북 봉화가 원래 산삼과 송이로 유명한 곳 아닙니까"라고 궁금증에 답했다.

"해발 1200m가 넘는 문주산 자락에서 성장하던 어린 시절부터 산삼 이야기, 산삼 캐서 횡재한 심마니들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죠. 그때부터 언젠가 산삼 책 한 번 제대로 내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에도 쉬는 날이면 산삼이 많이 난다는 전국의 산도 훑었고, 고향에 삼밭을 일구며 재배삼의 성장 과정을 직접 살폈다. 지난 2000년부터는 대학 도서관을 뒤지며 집필을 시작했다. 3~4년간 매달린 끝에 548쪽짜리 책을 낼 수 있었다. 책에는 산삼의 역사, 식물학적 특성, 영양소와 효능 등을 총망라했다.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무려 1만여컷의 사진을 직접 찍었고 이 중 1500여컷을 실었다.

김 부총장은 산삼 얘기가 나오자 전문 용어와 동양 고전을 섞어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번 책에선 산삼의 생물학적 특성, 그중에서도 재배삼과 천연삼의 차이 설명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산삼 종류를 가리키는 용어부터 통일이 시급합니다. 용어의 혼란이 있다 보니 중국산을 비롯한 가짜 산삼이 더 판을 치고 유통구조 자체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 돈으로 기껏 2만~3만원짜리가 수백만원대로 둔갑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는 "유명 한의사조차 제대로 된 산삼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이 책이 산삼에 관한 학술적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