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발굴된 기원전 3500년경의 유물 '왕의 곤봉'엔 한 전투에서 12만명의 포로를 사로잡고 소 40만마리, 염소 142만2000마리를 포획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고대 사람들이 매우 큰 숫자를 다룰 줄 알았다는 증거다. 피라미드는 또 어떤가. 40층 고층빌딩 높이에 달하는 기자의 피라미드는 2t에서 15t 사이의 돌덩어리 230만개가 사용됐다. 이집트인들은 거대한 돌들을 적절한 위치에 짜맞추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통계처리와 장부정리 실력이 상당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50년간 과학사를 가르친 저자는 숫자가 인류에 끼친 영향과 공헌을 구체적인 실례와 문헌 고증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성경 속 다윗왕의 인구조사, 악마의 수 666과 관련된 일화, 행복마저 계량화 하려 했던 18~19세기의 시대정신을 읽으면 "역사의 기록에 등장하는 사회 조직과 정부체계는 숫자에 의존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