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국회의원 재선거의 부재자 투표 신청서가 무더기로 대리 접수된 사실이 드러난 울산 북과 경기 부천 원미갑에서 실제 신고자들은 "뭐, 이런 웃기는 선거법이 다 있느냐"고 말했다.
울산 북에서 자신도 모르게 신청서가 접수된 13명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40대 유권자는 "대리 접수가 가능하다는 사실조차 몰랐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50대 유권자는 "올 여름에 이사를 왔는데 어떻게 내 신상정보가 건너갔느냐"며 조사를 요구했다.
부천도 비슷했다. 재래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한 아주머니는 "장사하는 사람이 한 장 써 달라는데 안 써줄 수 있느냐"고 했다. "부녀회장이 신청서를 들고 와서…", "열린우리당 무슨 위원장이 부탁해서…" 등의 대답도 나왔다. 한 할머니는 "부재자 투표가 뭐냐"고 되물어 단속반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한 유권자는 대리 접수하고도 끝까지 "직접 했다"고 우겨 현장조사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진짜 부재자 신청 사유인 "선거날 투표장에 못 갈 사정이 생겨서"란 대답은 드물었다.
'집에서도 투표'할 수 있는 이번 선거법에 따르면 대리 접수도 위법은 아니다. 한 단속반원은 "투표 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만 대답하면 아무리 위법 의혹이 있더라도 단속할 근거가 없어진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13일에도 '네 탓' 공방만 벌였다. 직접, 비밀투표의 원칙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황당한 선거법'을 만든 데 대해 반성한 정당이나 의원은 찾을 수 없었다. 서로 상대방이 부정선거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는 주장만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