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양식장에서 전화가 왔다. 말라카이트 그린이 그렇게 나쁘냐고, 그리고 만일 사용하였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잔류가 되지 않느냐고. 알고 있는 상식선의 답을 하면, 말라카이트 그린은 굉장히 침투성이 좋아 조금만 사용해도 충분히 어류 체내로 들어가 여러 종류의 세균성, 원충성 및 곰팡이성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잔류성도 아주 뛰어나 일단 사용하게 되면 끝까지 어체 내에 남아 있다. 발암성과 기형유발의 원인체로 지목되어서 유럽 및 미국에서는 이미 사용 금지된 물질이라고 답변했다.
좀더 기록을 찾아보면, 말라카이트 그린이 물에 용해되면 항미생물적인 효력이 발휘되는 색을 띠는 부분과, 알칼리 상태에서 지방에 쉽게 용해되는 색을 띠지 않는 부분으로 나뉜다. 둘 다 물고기 몸에 잔류하며, 인체 발암성과 관련되고 색을 띠지 않는 것이 인체 내에 좀더 오래 잔류하며, 발암성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암성은 말라카이트 그린이 DNA의 염기서열 사이에 끼어들어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타 독성학적인 연구는 현재 진행중이어서 더 이상의 자료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해양수산부 관리들의 안이함이다. 지난 중국산 물고기의 말라카이트 그린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병든 물고기를 치유하기 위해 말라카이트 그린 사용을 양식어민들에게 가르쳐 왔다는 것이다. 내 주위의 양식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말라카이트 그린 사용 금지에 관한 어떠한 얘기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물론 동물 병원체 중 몇 종류는 말라카이트 그린으로 치유가 잘 된다. 판매가 금지된 유럽에서는 동물이 질병으로 인해 겪는 고통을 해소해 준다는 측면, 즉 '동물 복지' 차원에서 그 사용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위생에 관한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정부 부처 간에 서로 떠넘기기를 하다 결국은 '좀더 조직을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국민부담만 늘린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말라카이트 그린이 문제가 되자 현재 해양수산부에서는 '수의동물전염병예방법'을 본떠서 세계에서 최초로 '수산동물전염병예방법'이라는 법을 제정하여 조직과 인원을 보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전문화도 좋고 조직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은 어디에서 누군가가 책임지는 모습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황우석 교수로 유명해진 수의학은 단지 체세포복제 및 줄기세포연구만 하는 곳이 아니다. 보다 많은 시간을 어패류를 포함한 동물들의 문제되는 공중위생에 관하여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수의학은 유럽과 북미에서 수백년간 동물의 공중위생을 책임져 왔는데, 국민들의 식생활 패턴이 서구식으로 많이 변화하면서,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조직은 우리나라의 경우 농림부·해양수산부·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중구난방으로 갈라져 있고, 문제가 될 때마다 개별조직의 확장으로 귀결된다. 이번 기회에 동물 위생을 한 곳에서 총괄할 수 있도록 흩어진 조직을 통합하기를 바란다.
(정태성 경상대교수 수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