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에너지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베이징 6자회담에서의 한국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하이드(Hyde) 미 하원 국제관계위 위원장은 6일 미 의회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날 6자회담과 북핵 문제에 관한 청문회에서 "허리케인 참사 이후,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하자는 제안은 국민들의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19일 베이징 6자회담 공동성명에 경수로 문제가 포함된 것은 실패한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연상시킨다"며, 검증 가능한 '북핵 프로그램의 완전 해체'에 의구심을 보였다.
그는 공동성명 안에 북한 핵 폭풍의 핵심인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이 언급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북한처럼 비밀스럽고 투명성이 없는 정권과 협상을 할 때는 '신뢰하지만 반드시 확인하라'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한국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힐 차관보는 지난달 29일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을 초청해 개최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한국은 6자회담에서 미국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힐 차관보는 한국이 6자회담에서 사전 연락 없이 북한에 대해 포괄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한 점을 비판했으며, 또 6자회담 직후 경수로 논의 시점을 둘러싸고 북한과 미국이 대립했을 때 일본과 러시아는 분명하게 미국의 입장을 지지했지만 한국은 그러지 않았다면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힐 발언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비보도를 전제로 한 코멘트였기 때문에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힐 차관보가 수차례에 걸쳐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이에 만족하고 있으며 한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고 밝힌 공식적 언급을 더 중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
(워싱턴=강인선특파원 ins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