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류에 대해서 이웃 나라의 견제가 슬슬 들어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혐한류'란 만화로 시끌시끌하더니, 이번에는 중국에서 '항한론'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자기 나라 배우를 키워주려고 언론에서 열심히 펌프질을 해 주는데 중국은 왜 그러지 못하는가, 왜 한국의 2류 배우에 열광하는가. 중국인들이 단결해서 한류에 저항해야 한다" 뭐 이런 얘긴데. 언론에 따르면 이 말을 성룡(청룽)이 했다고 한다. 성룡이 누군가. 명절 때 TV 채널 돌리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인물 아닌가. 평소에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김희선을 데려다가 영화까지 찍은 성룡이 이런 말을 했다니, 우리로서는 살짝 뒤통수 맞은 기분일 수밖에. 물론 성룡 측에서는 "본뜻이 와전됐다. 나는 중국 연예계가 한국을 본받자는 말을 했을 뿐이다. 2류 스타 같은 말은 하지도 않았다"라고 해명을 했지만, 설령 언론 보도를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자동차든 영화든,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말 나오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우리나라도 한 20년 전쯤에 일본 관광 갔다 온 아줌마들이 일제 코끼리 밥통 사 들고 온다고 언론에서 난리 치던 시절도 있었듯이, 외국 상품이 자기네 나라 상품 밀어내고 안방 자리를 떡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할 '업계 관계자'가 있을 리 없다. 한때 우리나라 젊은이들 사이에 '왜색 문화'가 판을 친다고 꽤나 걱정해 주던 우리 언론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성룡이든 누구든, '한류에 맞장 떠서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말을 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열 받을 것도 없다.
우린 이런 말에 신경 쓸 거 없이, 상품이나 잘 만들면 되는 거다. 우리 언론에서 심심하면 수입 명품 열풍에 대해서 두들겨 봤자, 명품 핸드백을 사려는 여성들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일본에서 '혐한류'니, 중국에서 '항한론'이니 해 봐야, 좋은 문화 컨텐츠 계속 만들고, '한류'가 계속 명품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품질 관리 잘 해 주면, 지들이 안 사고 배기나?
(김구라·KBS2 FM '김구라의 가요광장'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