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인지 말 것인지, 밝힌다면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할 것인지를 논의한 회의록이 4일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달 26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위원들(위원장 포함 11명) 간에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위원은 "북한의 공개 처형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남쪽에서도 인혁당 처형이나 5·18 광주 학살 등 많은 인권탄압이 있었다. 처형을 공개적으로 했느냐 비공개로 했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서 "남쪽에서 5·18 학살자 청문회를 하듯 북의 인권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청산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민련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냈고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그의 말은 남한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북한보다 인권문제에서 별로 나을 게 없었으니 北북에 간섭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이고, 북의 인권은 북한 주민 스스로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과거 남한의 인권상황을 전체주의 수령독재 통치 아래 수십만명이 수용소에 갇혀 있는 북한의 인권상태와 한 묶음으로 보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사실 왜곡이다. 굶주리다 못해 마을 창고에서 옥수수를 훔치다가 들켜도 공개 총살을 당할 수 있는 곳이 북한이다. 말 한마디 삐끗하면 재판도 없이 수용소로 끌려가고, 거기서도 운이 없으면 생체 실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국도 지난 시절 인권탄압이 있었지만 그것을 '수용소 군도'라 할 북한과 비교해서 말한다는 것은 語不成說어불성설이다. 다시 말해 그런 이야기는 북한 독재의 변호인이 북한을 美化미화하기 위해서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인권위는 최근 駐韓주한 유럽국가 대사들과 한국의 외교관들까지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내부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북한의 인권 현실이 그만큼 참담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원이라는 사람이 南남과 北북의 인권을 같은 줄에 놓고 궤변과 말장난을 弄농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