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국내에선 어떨까?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메트로섹슈얼이 강세"라고 말한다. TV를 켜보면 드라마나 CF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배우들은 권상우, 강동원, 조인성, 현빈처럼 '쏙 빠진' 도시 꽃미남들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위버섹슈얼의 경향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CF계에서도 지난 해까지 화사한 꽃무늬 셔츠를 입은 '귀공자형 꽃미남'이 대세였다면, 요즘은 좀더 남성성을 가미한 '몸짱 꽃미남'들이 섭외 1순위다. 'TU' '비타 500'의 비, '지오다노' '삼성 케녹스'의 장동건, '더 페이스샵' '애니콜'의 권상우, '젠트라' '빈폴'의 다니엘 헤니가 대표적인 예.

한국의 위버섹슈얼과 유럽의 위버섹슈얼의 차이는 얼굴이 좀 더 강조된다는 점이다. 제일기획의 이정은 차장은 "국내에선 체격은 '돌쇠'풍이되 얼굴은 '이도령'처럼 곱상한 모델이 인기"라고 말했다. 즉, 남자다움과 부드러움이 적당히 복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 좀더 뚜렷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한동안 '봄날'의 은섭(조인성), '내 이름은 김삼순'의 진헌(현빈)처럼 모성애를 자극하는 어린애 같은 캐릭터가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데 비해, 최근 시작한 '프라하의 연인'의 상현(김주혁)이나 '슬픔이여 안녕'의 성민(이종원)의 캐릭터는 훨씬 남성적이다.

초면에 턱턱 반말을 하는 매너 없는 태도는 위버섹슈얼과 딱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무뚝뚝하게 지켜보다가 여자를 번쩍 들쳐 업고 뛰는 류의 행동에는 분명 '메트로섹슈얼'에는 없는 듬직함이 있다. 한마디로 여자들의 의지할 수 있는 듬직함을 갖춘 몸짱 미남이 한국형 위버섹슈얼의 전형.

최근 종영한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주인공 근영(최강희)이 톡톡 튀는 메트로섹슈얼계 재민(심지호) 대신 조용히 기다리는 위버섹슈얼계 서준(김민종)과 맺어지는 결말을 택했다. 가볍고 변덕스러운 남성 캐릭터들에게 슬슬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시청자들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다.

영화계에도 올해는 유독 '강한 남자' 캐릭터를 내세운 선굵은 영화가 많다. 데뷔 이후 줄곧 편안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보여 왔던 김래원은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 독기 어린 눈의 형사로 변신했고, 원조 꽃미남 장동건, 이정재는 '태풍'에서 각각 해적과 특수요원으로 맞부딪힐 전망이다.

TBWA코리아의 이상규 차장은 "너무 달면 오래 못 먹는 것처럼 그동안 너무 메트로섹슈얼만 부각되다 보니 소비자가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며 "최근 CF에서 혼혈 남자들이 각광받는 것도 남성적인 체격과 부드러운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