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호젓한 고궁에서 옛 왕족들의 여유와 흥취에 젖어보자. 이달 서울시내 고궁들에선 갖가지 행사를 준비해 놓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종로구 운현궁에선 6일부터 8일까지 종로구청이 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함께 '600년 전통의 맛!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를 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1700년대 영조가 준설한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그 시대의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문화를 재현한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운현궁에서 열린‘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에서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왼쪽)이 참가자들과 함께 전통 떡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제공

특히 1765년 영조의 72세 생신상을 옛 문헌(수작의궤·受爵儀軌)을 고증해 거의 완벽하게 차려내고 분장한 배우들이 생신연(生辰宴)을 연출해내는 코너가 볼거리다. 이외에도 증보산림경제(1766)를 근거로 사라져가는 전통음식 180여 가지를 재현한 코너도 있다.

음식 재현행사 뿐 아니라 어가행렬, 조선중기 전통 복식 풍속행렬, 함받이 풍속 시연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함께 펼쳐진다. 새떡·꽃떡·색동고리떡 등 떡 만들기와 절구질·다듬이질·키질·인절미 떡메치기 등 체험코너도 마련돼 있다. 행사기간 동안 운현궁 입장료는 무료다. 유학생 및 대사관 가족 등 500여명의 외국인들도 참여한다. (문의 ☎ 02-741-5476)

덕수궁에선 고궁관람과 동시에 미술관도 돌아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선 국립현대미술관이 '2005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서세옥 회고전'과 중국 조선족 화가 '한락연 특별전'이 30일까지 열린다.

서 화백의 작품은 조선 문인화의 전통을 현대적인 화풍으로 소화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붓과 먹으로 인간 군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인간시리즈'는 눈길을 집중시킨다. 중국의 한인화가로 고고학자이자 항일운동가로 평가 받는 한 화백의 1930~40년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은 오전 9시부터 개장하며, 덕수궁입장료만 내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 02-2022-0613)

창경궁에선 8일 오후 5시부터 문화관광부가 주관하는 클래식음악회 고궁음악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수 유열,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 등이 나와 서늘한 가을 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예정. 15일에도 같은 시간 김동규 등 성악가들이 나와 편안한 성악곡을 선사한다. 또 창경궁에선 8일과 22일 양일간 전주이씨대동종약원 황실다례보존회가 궁중황실 다례 체험행사도 연다.

황실에서의 사신접대 시연과 차예절 교육을 한다. 초·중고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겐 좋은 교육 기회다. (문의 ☎ 02-762-48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