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일·북 정상회담을 만들어냈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심의관은 30일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다나카 전 심의관은 '동북아 균형자론'을 제기한 우리 정부에 대해 "대단히 실망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표 순서가 지난 뒤였지만 균형자론 논란이 일자 "한 번 더 발언하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다나카 전 심의관은 "지난 20여년간 북한과 한국 외교를 담당했던 저로서는 한국 정부의 균형자론에 대해 대단히 실망했다"며 "한국의 대외정책은 한국이 주권적으로 결정할 문제지만 강한 위화감을 느끼고 깊이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외교의 대표적 전략가로 꼽혔던 다나카 전 심의관은 일·북 관계의 조기 정상화를 추진했던 대북 유화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인 납치 문제 등으로 일본 내 반(反)북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강경파들에 의해 현직을 떠나야 했다.
우리 정부 내에선 이런 성향 때문에 고이즈미 신(新)내각에서 그가 다시 중용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는 이 날도 "북한은 붕괴하지 않을 것" "6자회담은 굉장히 많은 잠재성을 가진 회담" "동북아에서 가장 긴요한 것이 남북간 화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쉬는 시간에 삼삼오오 모인 참석자들은 이날 다나카 전 심의관 발언에 대해 "매우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특별취재반)